공무원들 “규제 자진 반납”

공무원들 “규제 자진 반납”

입력 1998-11-05 00:00
수정 1998-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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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규제 50% 폐지 목표 주말께 달성/각 부처 적극 동참… ‘발상의 전환’ 계기

공무원들이 달라지고 있는 것인가.

불과 몇년 전까지 틀어쥐기만 했던 행정규제를 이제는 과감히 던지고 있다. 공무원 파워의 측도였던 규제권의 자진반납은 공직사회의 커다란 변화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정부의 규제개혁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 金德奉 규제개혁조정관은 4일 “규제 혁파에 각 부처들이 유례없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문민정권 때 행정쇄신위원회가 추진하던 규제개혁들이 부처 공무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지지부진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설명이다.

각 부처의 적극적인 규제개혁 동참 덕에 정부가 갖고 있는 1만1,000여건의 규제 가운데 47%의 폐지가 이미 결정됐다.주말이면 金大中 대통령이 지시한 50% 폐지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金조정관은 전망했다.

정부 부처 가운데 가장 많은 규제를 쥐고 있던 보건복지부는 1,706건의 규제 가운데 856건인 50.3%를 없애기로 했다. 문화관광부 농림부 산업자원부 해양수산부 통계청 기상청철도청 문화재관리국 등도 절반이 넘는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각 부처의 적극적인 규제개혁 동참은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발상의 전환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복지부 보건산업담당관실의 金慶煥 서기관은 “규제개혁을 하면서 발상의 전환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규제의 50% 폐지라는 목표가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호텔에서 결혼을 금지한 규정을 없애기로 한 가정의례법 전면개정도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로 꼽힌다.가정복지과의 金賢準 사무관은 “가정의례법은 우리과 업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업무와 권한을 잘라내는 일이었다는 얘기다.

공무원들이 규제개혁에 발벗고 나서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정부가 갖고 있는 모든 규제는 이달 중순까지 등록돼 인터넷 등을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국민들이 어느 부처가 얼마 만큼의 규제를 갖고 있는지를 감시할 수 있게 돼 공무원들에게 무언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공무원이 등록되지 않은 규제로 민원인을 규제하려 들면 앞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朴政賢 기자 jhpark@seoul.co.kr>
1998-11-0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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