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의 슈베르트/류호담 <주>아이템풀 대표이사(굄돌)

판문점의 슈베르트/류호담 <주>아이템풀 대표이사(굄돌)

류호담 기자 기자
입력 1998-10-26 00:00
수정 1998-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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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0일 남북분단이후 최초로 판문점 음악회가 열렸다. 공동경비 구역 스위스측 캠프 앞에서 열린 음악회에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씨가 참가했다.

남북간 첨예한 군사 대립의 현장인 판문점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한 세계적인 관현악 연주가 있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사실로 평가된다.더욱이 슈베르트의 명곡 선율이 북녘땅까지 메아리친 이 음악회는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세계인의 염원을 담았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민족의 통일염원을 음악선율에 담아 가식 없이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은 이 음악회의 의미를 더욱 값지게 했다고 생각된다.특히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 북한 초소가 잠시나마 음악을 경청하는 분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은 그 성과를 한껏 높인 대목이다.고귀할 정도로 값지고,역사적으로까지 기억해 두고 싶은 사건으로 평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분쟁지역에서 음악으로 화합정서를 밑받침한 예는 많다. 임걱정이 구월산 본영에서 퉁소를 불게 하여병졸들을 실컷 울렸으며 이란과 이라크의 장기전 때 마이클 잭슨이 전방부대에서 화해의 노래를 불렀고 베를린 장벽 인근에서 화합을 위한 크고작은 음악회가 자주 열린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민족분단의 상징인 동토의 판문점에서 열린 음악회가 이러한 값진 의미를 남긴만큼 앞으로 비슷한 문화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이같은 문화행사를 통해 남북간의 첨예한 사상적·군사적 대립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가을의 풍요 속에 마련된 이번 음악회가 북녘땅에 자유와 평화를 전달해 주었다는 뭉클한 감정은이 오래 남을 것같다.그런 의미에서 판문점에 울려퍼진 슈베르트의 음악선율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1998-10-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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