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대책 혼선의 진위/文豪英 기자·사회팀(오늘의 눈)

팔당대책 혼선의 진위/文豪英 기자·사회팀(오늘의 눈)

문호영 기자 기자
입력 1998-09-26 00:00
수정 1998-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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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상류에 식수 전용댐을 건설하겠다는 23일 국민회의 발표는 타당성 여부를 떠나 주무 부처인 환경부를 배제한 채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발표 뒤 하루가 지나도록 주무 부처가 여당이 작성한 문건을 입수하지 못했다는 것도 상식 밖이다.

환경부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팔당호 수질개선대책은 무려 4조원 가까이 들어가는 대형 국책사업이다.이 때문에 환경부는 발표에 앞서 검토에 검토를 거듭했고 당정회의도 여러차례 열었다.해당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을 만나 대책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식수 전용댐 건설이라는 팔당대책에 반하는 안을 불쑥 내놓았다.환경부에는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말이다.환경부 관계자들은 “장·차관도 까맣게 몰랐다”고 밝혔다.鄭鎭勝 환경부 차관은 댐건설계획이 발표된지 하루 이상 지난 24일 저녁 “댐 건설안을 구하기 위해 국민회의 환경정책기획단 단장인 서울시립대 盧椿熙 교수를 수소문하고 있으나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주무 국장인 郭決鎬 수질보전국장은 “23일 저녁 盧교수와 전화통화를 했다”고 털어놓았다.기자들도 24일 낮 盧교수에게 전화로 취재를 했다. 환경부가 댐 건설 문건을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었다는 반증이다. 환경부 관계자들의 말에는 어딘지 개운하지 못한 구석이 있다.

식수 전용댐 건설안은 여당이 자기 당 의원들이 참여해 만든 정책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스스로 무력화한 것이라는 점에서 선뜻 납득이 안 간다.당초 식수 전용댐을 만들 생각이 있었다면 왜 팔당대책을 발표했는지도 의문이다.

댐 건설안은 또 댐 적지(適地) 선정,수량(水量) 산정,재원 마련 등에서 허술한 부분이 많다.때문에 해당지역 주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쳐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팔당대책을 거둬들일 명분으로 삼기 위해 식수 전용댐 건설안을 급조한 듯한 인상이 짙다.나아가 팔당대책으로 피해를 보게 될 지역 유권자를 의식해 만든 다분히 ‘정치적인 대안’이라는 비난을 모면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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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당은 팔당대책을 사실상 백지화하면서까지 전용댐 건설을 전격 추진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밝힐 필요가 있다.그래야만 국책사업을 전단(專斷)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또 환경부가 강도높은 규제를 담고 있는 팔당대책을 추진할 자신이 없자 여당에 ‘구조’을 요청했고,여당이 환경부의 난처한 입장을 고려해 비난을 홀로 덮어쓰기 위한 ‘자충수’를 일부러 둔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1998-09-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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