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고추에 찬 보리밥 한술 같이 나눈 적도 없지만,이미 자네는 만인에게 익숙한 사람일세.그렇다고 우쭐해 할 것은 없으이.아우,어째 그리 사나운 세월을 살아왔는가.거리에서 신문에서 자네와 맞닥뜨릴 때마다 묻곤 했던 말일세.공식적으로 우리 사회가 21세기를 향해 내닫고 있는 동안에도 아우만은 50년대 저 비 내리는 부둣가를 배회하는 주린 삶의 눈빛으로 세상을 쏘아보고 있었네.옥담을 넘어온 선불 맞은 수인이라고는 하지만 어찌 가슴 아픔이 없었을 손가.알다시피, 자네에게는 지금 사살명령이 내려져 있네.위대한 21세기는 저 음습한 1950년대를 사살하고 싶어하는 거지.
어떤 사람들은 법망을 유린하면서 요리저리 몸을 빼쳐다니다 칼날 위의 잠을 청하는 아우의 행동거지에 빈 박수를 보내기도 하네.여기서 자네는 물론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게 있네.반칙경기에 묘한 흥미를 느끼는 사회는 그 자체가 중증의 환자라는 걸 말해주는 걸세.아울러 지금 이 사회는 자네의 청춘과 목숨을 담보로 살인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걸 말일세.영화보다 ‘재미있게’판을 부추기고,거기 기대 한몫 쥐어보려는 장사치들까지 있다는 걸 아우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인즉.이미 신창원은 하나의 현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거지. 어디 만만한 만화뿐이겠는가.들까부는 언론,경찰에다 어려운 시대에 지친 세상(관객)의 허무한 분노와 뒤틀린 심사까지 합세한 거대한 악다구니 일세.사람의 목숨을 내걸고 이 사회 전체가 거대한 도박장이 되어 6연발 피스톨을 관자놀이에 대고 당기는 러시안 룰렛을 즐기는 듯한 광란이 당장 중지되어야만 한다는 건 자네도 동의할 걸세.먼저 아우가 이 난장에서 손을 빼는 건 어떻겠는가.잽싸고 맵차기 이를 데 없는 자네가 이 말뜻을 모를 리 없으이.정작 신창원보다 더 무서운 건 비정한 광증에 사로잡힌 사회 분위기라는 거지.그리고 기억해두게나.아우는 우리의 자랑도,희망 또한 될 수 없으이.이만 총총.
어떤 사람들은 법망을 유린하면서 요리저리 몸을 빼쳐다니다 칼날 위의 잠을 청하는 아우의 행동거지에 빈 박수를 보내기도 하네.여기서 자네는 물론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게 있네.반칙경기에 묘한 흥미를 느끼는 사회는 그 자체가 중증의 환자라는 걸 말해주는 걸세.아울러 지금 이 사회는 자네의 청춘과 목숨을 담보로 살인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걸 말일세.영화보다 ‘재미있게’판을 부추기고,거기 기대 한몫 쥐어보려는 장사치들까지 있다는 걸 아우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인즉.이미 신창원은 하나의 현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거지. 어디 만만한 만화뿐이겠는가.들까부는 언론,경찰에다 어려운 시대에 지친 세상(관객)의 허무한 분노와 뒤틀린 심사까지 합세한 거대한 악다구니 일세.사람의 목숨을 내걸고 이 사회 전체가 거대한 도박장이 되어 6연발 피스톨을 관자놀이에 대고 당기는 러시안 룰렛을 즐기는 듯한 광란이 당장 중지되어야만 한다는 건 자네도 동의할 걸세.먼저 아우가 이 난장에서 손을 빼는 건 어떻겠는가.잽싸고 맵차기 이를 데 없는 자네가 이 말뜻을 모를 리 없으이.정작 신창원보다 더 무서운 건 비정한 광증에 사로잡힌 사회 분위기라는 거지.그리고 기억해두게나.아우는 우리의 자랑도,희망 또한 될 수 없으이.이만 총총.
1998-09-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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