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美 의원들/崔弘運 논설위원(外言內言)

용감한 美 의원들/崔弘運 논설위원(外言內言)

최홍운 기자 기자
입력 1998-07-28 00:00
수정 1998-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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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군을 이끌고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을 무찔러 워털루 전투에서 최후 승리를 거둔 웰즐리 웰링턴(1769.5.1∼1852.9.14)은 런던에서 있은 개선식에서 오늘까지 전하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워털루의 승리는 이튼교정에서 이루어졌다”라고. 헨리 6세가 1440년 나라의 핵심 지도자로 키울 우수한 학생 70명을 위해 만든 학교가 바로 이튼 칼리지다. 전교생 1,200명이 넘는 오늘까지도 왕실 장학생 70명은 오피단(Oppidan)으로 불리는 일반학생과 달리 연간 1,000여만원이나 되는 기숙사비와 학비일체를 면제받는다. 설립목적대로 영국을 이끈 기라성 같은 인물들이 대부분 이학교 출신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귀족이나 상류층의 반열에 들어 있으나 나라가 위급할 때 제일 먼저 달려나가 자신을 바친다. ‘왕과 국민의 영원한 공복(公僕)’이라는 이 학교의 변함없는 가르침이 이들을 이렇게 책임감 강한 지도자로 길러낸 것이다.

이는 서양 선진국 사회의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신념이며 생활자세이기도 하다.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다. 사회지도층 인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와 도덕률을 어김없이 지키기에 항상 존경을 받는다. 지난 24일 총기 난사사건이 일어났던 미국 의사당에서 보여준 미국 국회의원과 경찰관들의 희생적이며 의연한 자세도 바로 이 정신의 실천임을 깨닫게 한다.

사건 현장 사무실의 주인인 공화당 수석부총무 톰 들레이 의원은 한바탕 난동을 부리다 총상을 입은 범인 러셀 유진 웨스턴 2세가 총을 계속 겨누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공포에 떨고 있던 관광객들과 직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켰다. 의사출신인 공화당의 빌 프리스트 상원의원은 연설을 마치고 지역구로 가던 길에 총격전 소식을 듣고 의사당으로 되돌아가 쓰러진 경찰관 2명과 범인을 응급조치했다. 그는 또 나중에 범인 웨스턴을 후송하는 응급차에 함께 타고 가며 인공호흡을 계속 해 주기도 했다. 의회경찰을 관장하는 빌 토머스 위원장도 총성이나자 몸을 숨기기는 커녕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관광객과 직원들을 진정시키고 사후 수습을 주도했다. 2명의 희생자를 낸 경찰도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모범을보여주었다. 의회는 이런 아수라장이 됐던 의사당을 계속 개방하겠다고 밝혀 또 한번 국민들의 신뢰를 쌓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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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들이 한 사회를 이끌고 나라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유전면제(有錢免除) 무전현역(無錢現役)’풍토의 우리 사회와 너무 대조적이다.

1998-07-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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