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팀 전산망·금고 열쇠 접수/사상 첫 퇴출은행 접수 작전

인수팀 전산망·금고 열쇠 접수/사상 첫 퇴출은행 접수 작전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8-06-29 00:00
수정 1998-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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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감원·인수銀 직원 수천명 동원/차장급 이상 모든 간부에 휴가명령

‘은행 살생부’가 발표에 따른 퇴출대상 은행들의 정리절차는 어떻게 될까.

은행감독원 검사역들과 정리대상 은행을 넘겨받는 5개 은행 인수팀은 퇴출대상 명단 발표 전날인 28일 밤 퇴출 대상 은행의 본점에 도착,전산실을 사실상 장악했다.해당 은행의 금고 열쇠 등도 발표직후 넘겨 받는다.

퇴출은행 주변과 건물 내부 및 옥상 등에는 경찰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다.경비 병력들은 29일에는 출입구에서 은행 임직원들의 신분을 확인하며 꼭 필요한 인원을 제외하고는 은행 출입을 막는다.이 과정에서 적잖이 몸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정부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에 미달하는 12개 은행 가운데 정리되는 5개 은행의 본점과 지점에서는 퇴출 대상 명단을 발표하기 몇 시간 전부터 이런 긴박한 상황이 벌어진다.퇴출 은행을 떠안는 우량은행의 인수팀도 은감원 검사역들과 함께 행동한다.‘전시 작전계획’처럼 사전 모의 도상훈련을 철저히 거쳤다.

금융사상 처음 겪는 일로,‘점령군’ 역할을 하는 은감원과 인수 은행의 직원 등 수천명이 참여한다.국민은행은 28일 밤 1,000여명을 대동은행에 내려보냈다.

D­데이.29일 상오 8시 李憲宰 금감위원장 등은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12개 은행에 대한 경영정상화계획 평가 결과를 전격 발표한다.정리대상 은행에 대한 점령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뒤다.

퇴출은행 본점과 지점,출장소,자동화점포 등에는 영업정지를 알리는 공고문이 나붙는다.이때부터 인수팀의 인수작업은 본격화된다.증권거래소는 해당 은행의 주식매매를 정지시킨다.

인수팀은 퇴출은행의 자산·부채 목록과 보유 중인 전산 프로그램 목록을 작성한다.모든 영업점을 포함해 차장급 이상 간부에 대해서는 휴가 명령이 내려진다.인수은행에 계약직으로 고용될 직원들은 영업정지기간 중 퇴직 처리한다.직원 정리계획에 의한 조치다.

D+3일쯤.인수은행은 영업을 재개한 뒤 미리 정한 수순에 따라 임시 주총을 열어 가계약에 대한 승인을 받고 이어 본계약을 맺는다.숨가뿐 작전 상황은 다소 평온을 찾는다.

본계약이 체결되면 정리되는 은행은 법인 등기부에서 이름이 사라진다.간판이 내려지는 것이다.<吳承鎬 기자 osh@seoul.co.kr>

◎은행 퇴출 절차

▲D­1일 인수은행에 통보

상황반 비상체제 돌입

▲D­2시 전산실 인수 조치

▲D­1시 본점·영업점 인수 조치

▲D­0시 금감위 결정 공식 발표

▲D+1일 인수실사 및 보완조치 주식매매

인원정리계획 작성 등 정지

▲D+7일 영업재개

임시주총 소집절차 착수

본 계약작성

↑ ↑ ↑

외부평가기관 주식매수 자회사

지원 청구권 처리연구
1998-06-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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