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M&A 제도적 뒷받침/금융 구조개선 法개정 의미

은행 M&A 제도적 뒷받침/금융 구조개선 法개정 의미

박은호 기자 기자
입력 1998-06-15 00:00
수정 1998-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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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적 근거규정 마련… 구조조정 가속화 될듯/재무상태 악화 판단땐 부실로 분류 강제 퇴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 개정안’은 이달 말부터 본격 추진할 은행의 인수·합병(M&A)을 비롯한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는 현재 감독당국의 규정과 기준을 근거로 하고 있으나 법 체계상 하위규정이 상위규정인 법률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근거규정을 명확히 한 것이다.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금융기관 구조조정 작업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부실금융기관 퇴출 쉬워진다=현행법상 부실금융기관 판정 기준은 ‘채무가 자산보다 많을 때’로 한정하고 있다.더욱이 부실 금융기관으로 분류해 영업정지·영업양도 등 강제 퇴출조치를 내리기 위해서는 1년에 두차례 정도 작성되는 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토대로 해야만 가능했다.자연히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

개정안은 이를 감안,부실판정 요건에 ‘사실상’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자산이 채무보다 많더라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8%)보다 크게 떨어지는 등 재무상태가 악화됐다고 판단되면 부실기업으로 분류,퇴출시킬 수 있도록 했다.대형 금융사고나 기업부도 등 돌출사건으로 부실채권이 생기면 금융감독위원회가 실사에 나서 회계연도 중이라도 퇴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부실경영 책임 최대한으로 지운다=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완전 감자(減資)’가 허용된다.현행법으로는 금융기관이 아무리 부실화해도 관련 법에 따라 법정자본금(시중은행 1,000억원 이상,지방은행 250억원 이상)은 잠식당하지 않았다.

지난 1월 제일·서울은행도 최저자본금을 남겨둔 8.2대 1의 비율로 감자명령을 받았다.하지만 앞으로는 주식을 100% 소각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부실경영에 대한 주주의 책임을 엄격히 묻게 된다.

또 예금대지급에 대비해 금융기관이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보험요율 한도도 현재 0.05∼0.15%에서 0.5%로 대폭 올렸다.금융기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해이)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합병·감자 등 기간 줄어든다=현행법대로라면 금융기관의 합병절차는 아무리 빨라도 90일이 걸린다.현재 각 은행들이 활발히 인수·합병을 추진하지만 이사회의 합병결의를 시작으로 합병 등기까지의 절차가 종료되려면 3개월 이상 걸린다.개정안은 이를 최대 41일만에 할 수 있도록 각종 절차 기간을 대폭 줄였다.

합병주총 소집 통지기간은 주총 1주전으로,주주명부 폐쇄공고는 폐쇄일 1주전으로 각각 1주일씩 단축했다.합병주총 승인후 채권자의 이의제출 기간도 공고후 1개월 이상에서 10일 이상으로 줄였다.또 주가가 액면가에 미달해 금감위로부터 감자명령을 받았을 때 주총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한 것을 이사회 결의 만으로 가능하게 했다.

■금융기관 ‘짝짓기’ 공개리에 진행된다=현재 물밑에서 은밀히 진행되는 금융기관별 인수·합병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른다.

금감위가 합병·영업양도·계약이전 명령을 받은 금융기관에 1개 이상의 금융기관을 지정해 합병 등을 논의하도록 권고할 수 있게 했다.이것 저것 가린 나머지 명령을 제대로 추진하지 않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서다.

예금보험공사는 합병 등 권고를 받은 금융기관에 증자 등 자금 지원 금액과 요건을 미리 제시해 합병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다.<朴恩鎬 기자 unopark@seoul.co.kr>
1998-06-1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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