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때문에… 아내들이 더 시달린다

IMF 때문에… 아내들이 더 시달린다

손정숙 기자 기자
입력 1998-05-18 00:00
수정 1998-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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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協,서울거주 주부 조사­80%가 소득 줄어 21%가 실직자 가구/여성의 전화 상담­남편 외도·구타 급증/가계부 쓰기조차 겁나는데/실직남편 자격지심에 난폭/‘가장 氣살리기’는 많아도…

발을 동동 구르며 허리띠 졸라매 보지만 남편 눈치는 더 뵈고…

IMF 경제위기 이후 여성들이 ‘흔들리고’ 있다.앙상해진 가계부로 어떻게든 살림 꾸려가기도 벅찬데 실직한 남편은 하루가 다르게 기가 죽어 자격지심에 난폭해진다.최근 각 여성단체들의 통계조사는 IMF 위기 최전선에서 가장 시달리는 이들이 여성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1일∼10일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서울거주 주부 700명을 상대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80.2%가 소득이 ‘줄었다’고 했다.10.6%만이 생활형편이 ‘좋은편’이라 답했는데 이는 97년 9월의 33.4%에 비해 3분의 1이하로 준것.

가족중 실직자가 있는 가구는 조사대상의 21.2%.무직 남편의 43%가 IMF 이후 실직인 것으로 나타났다.실업태풍은 저소득층에 더욱 거세 월소득 150만원 이하 가구는 전체의 32.7%에서 실직한 식구가 생겼다.이럴때 주부들은 △퇴직금,저축,실업급여 등에 의존(36.1%)하거나 △다른 가족 수입에 의존(29.9%),생계를 꾸려가지만 △별 대책 없다는 답도 14.3%나 됐다.

주부들은 경조사비,옷값,사교육비,외식비 등을 줄여가며 고군분투해보지만 앞으로 1∼2년내 사정이 ‘나아질 것’ 10.7%,‘점점 심해질 것’ 60.7%,등 우울한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서울 여성의 전화가 발표한,IMF 지원 이후인 98년 1·4분기 상담통계는 더욱 ‘빨간불’이다.경제위기가 구타,외도 등 가족붕괴로 이어지는 걸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일단 경제위기 관련 상담건수가 크게 늘었다.총 188건으로 작년의 한해 수치인 139건 보다 많다.게다가 1월 45건,2월 61건,3월 72건 등 달마다 증가추세다.심각한 점은 위기의 골이 깊어 갈수록 여성에 대한 폭력이 증가한다는 것.1·4분기 전체상담 1천730건중 31%인 536건이 구타상담이다.그중 89건이 IMF때문에 더욱 심해졌다 한다.△IMF퇴직이 부인탓이라며 아내를 구타 △실직 남편이 노름에 빠져 빚을 아내에게 떠넘기고 거부하면 폭력행사 △보수가 성에 안찬다며 일도 안나간채,살림못한다고 트집잡아 아내구타 △“다른 부인은 돈을 번다,돈벌어 오라”며 구타 △40대 중반 취업주부 회사에서 감원바람이 불었는데 대상에서 빠지자 혹시 사장과 깊은 관계라 살아 남은것 아니냐 억지부리며 의심하고 구타하는 등등 기도 안 찰 사례들이 수두룩이 접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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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성의 전화 상담부장 박연숙씨는 “IMF이후 ‘가장 기살리기’에 온통 초점이 모인 나머지 여성의 인권침해는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된다.IMF는 결코 폭력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이럴 때 일수록 부부가 서로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의사소통이 원활해 지도록 두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孫靜淑 기자>
1998-05-18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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