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관문 산세 뛰어나고 곳곳 쉼터에 의자·약수/조령산 휴양림·안동 하회마을·수안보 지척에
【수안보=任泰淳 기자】 문경새재 3관문의 아침은 요란하다.숲속에서 하루밤을 쉰 새들이 나무가지를 옮겨 다니며 아침인사를 하기에 바쁘다.
새소리는 휘바람으로 변하고 때로는 피리소리가 된다.이름모를 새들의 읊조림은 인간이 만들어낸 빈약한 언어로는 흉내내기 조차 어렵다.새들의 지저귐은 바로 자연의 음악이다.새와 함께 하는 아침은 언제나 상쾌하고 신비롭다.하루의 행복이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다.
3관문 너머 문경쪽을 바라보면 붉은 태양에서 솟아 나오는 강열한 빛이 수목을 휘감는다.싱그럽다.
조선시대 영남에서 서울로 가는 길은 세가지였다.추풍령을 넘거나 죽령 또는 문경새재를 지나는 것.그러나 과거길에 나선 영남선비들은 주로 문경새재를 넘었다.추풍령은 추풍낙엽이,죽령은 미끄러진다는 것이 연상돼 웅지를 품은 예비선비들에겐 기분나쁘게 들렸기 때문이다.그래서 문경새재는 선비들이 주로 이용,과거길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새재라는 이름이 붙게 된 내력에 대해서는 네가지 얘기가 전해진다.새도 넘기 힘들 정도로 험해서 새재로 불리게 됐으며 주흘산 뒤 ‘하늘재’에 대해 새로난 길이어서 새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억새가 많아 경상도 방언으로 억새를 뜻하는 ‘새’를 따 새재라고 했다고도 하며 서울∼부산을 잇는 지름길(사이길)이라고 해서 새재로 불리게 됐다는 말도 있다.
어느 것이 맞는 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문경새재에 새가 많다는 사실.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지난 83년부터 차량통행이 금지돼 인적이 끊어지면서 숲과 계곡이 비교적 문명의 때를 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신양명하려는 선비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이 길은 요즘에는 트레킹코스 또는 극기훈련코스로 각광받고 있다.문경쪽 1관문에서 2관문을 거쳐 괴산군쪽 3관문까지는 6·5㎞의 오르막길.이 길은 차량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널찍한데다 맑은 계곡과 울창한 수림이 줄곧 이어져 도보로 행군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1관문에서 3관문까지는 2시간30분에서 3시간가량 걸린다.곳곳에 옛 선비들이 다니던‘옛오솔길’이 보존돼 있어 도보의 즐거움을 더해준다.숲속에는 의자와 약수터 등 쉼터가 마련돼 있어 휴식을 취할수 있다.
3관문 너머에는 조령산 자연휴양림이 있다.문경새재와 같은 권역인데도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하는 것이 불만이지만 한번 둘러볼만하다.하산길에는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金玉吉 전 이화여대총장이 노년에 기거하던 금란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수안보로 나오면 이른바 우리나라의 중심이라는 중원(中原)문화권이다.월악산과 송계계곡,미륵사지,탄금대·충렬사 등 충주관광이 모두 가까이에 있다.
괴산군 연풍과 청천면으로 빠지면 쌍곡계곡과 화양계곡이 반긴다.수안보에서 이화령을 넘으면 안동 하회마을도 반나절권안에 있다.하회마을에서는 매주 일요일 한차례 탈춤공연이 열리고 있다.
◎문경새재 ‘산그림호텔’/소백산자락 그림같은 ‘가족호텔’/숙박비 저렴하고 객실 22개 분위기 아늑/소백산맥 신선봉 마주봐 별장에 온 느낌
가족들과 여행을 할때 가장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잠자리.호텔에 묵자니 부담이 솔치않고 여관이나 장급에 들어가기는 왠지 내키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수안보에서 빠져나와 문경새재 3관문쪽으로 오르다 보면 산그림호텔이 나타난다.관광업에 20년 남짓 종사해오던 李鍾完씨(57)가 지난 96년 12월 가족호텔을 지향하며 문을 연 호텔이다. 객실은 한실 6실,양실 16실 등 모두 합해서 22개다.그래서 투숙객들은 종업원들로부터 VIP(귀빈)대접을 받을 수 있다.1박에 4∼6인기준 주말 6만6천원,주중 5만원을 받고 있어 부담도 크지 않다.아침으로는 올갱이해장국(6천원)이 제공된다. 이 호텔은 이름 그대로 소백산맥의 마지막 봉우리 신선봉을 바라보며 그림같이 서 있어 마치 별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특히 소백산 등 주변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좋은 방에서 설경 또는 비내리는 날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일품이다.지붕도 인근 계곡과 어울리게 곡선으로 처리했다.양식당,한식당 등 부대시설에는 그림,조각 등 수준급의 예술품과 소품들이 배치돼있어 격조와 품위를 더해준다. 李사장은 “金東吉 전 연세대 교수가 유럽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고극찬을 하며 친구들을 이끌고 벌써 8번이나 다녀갔다”고 귀띰한다.(0445338814∼7)
【수안보=任泰淳 기자】 문경새재 3관문의 아침은 요란하다.숲속에서 하루밤을 쉰 새들이 나무가지를 옮겨 다니며 아침인사를 하기에 바쁘다.
새소리는 휘바람으로 변하고 때로는 피리소리가 된다.이름모를 새들의 읊조림은 인간이 만들어낸 빈약한 언어로는 흉내내기 조차 어렵다.새들의 지저귐은 바로 자연의 음악이다.새와 함께 하는 아침은 언제나 상쾌하고 신비롭다.하루의 행복이 예약된 것이나 다름없다.
3관문 너머 문경쪽을 바라보면 붉은 태양에서 솟아 나오는 강열한 빛이 수목을 휘감는다.싱그럽다.
조선시대 영남에서 서울로 가는 길은 세가지였다.추풍령을 넘거나 죽령 또는 문경새재를 지나는 것.그러나 과거길에 나선 영남선비들은 주로 문경새재를 넘었다.추풍령은 추풍낙엽이,죽령은 미끄러진다는 것이 연상돼 웅지를 품은 예비선비들에겐 기분나쁘게 들렸기 때문이다.그래서 문경새재는 선비들이 주로 이용,과거길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새재라는 이름이 붙게 된 내력에 대해서는 네가지 얘기가 전해진다.새도 넘기 힘들 정도로 험해서 새재로 불리게 됐으며 주흘산 뒤 ‘하늘재’에 대해 새로난 길이어서 새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억새가 많아 경상도 방언으로 억새를 뜻하는 ‘새’를 따 새재라고 했다고도 하며 서울∼부산을 잇는 지름길(사이길)이라고 해서 새재로 불리게 됐다는 말도 있다.
어느 것이 맞는 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문경새재에 새가 많다는 사실.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지난 83년부터 차량통행이 금지돼 인적이 끊어지면서 숲과 계곡이 비교적 문명의 때를 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신양명하려는 선비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이 길은 요즘에는 트레킹코스 또는 극기훈련코스로 각광받고 있다.문경쪽 1관문에서 2관문을 거쳐 괴산군쪽 3관문까지는 6·5㎞의 오르막길.이 길은 차량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널찍한데다 맑은 계곡과 울창한 수림이 줄곧 이어져 도보로 행군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1관문에서 3관문까지는 2시간30분에서 3시간가량 걸린다.곳곳에 옛 선비들이 다니던‘옛오솔길’이 보존돼 있어 도보의 즐거움을 더해준다.숲속에는 의자와 약수터 등 쉼터가 마련돼 있어 휴식을 취할수 있다.
3관문 너머에는 조령산 자연휴양림이 있다.문경새재와 같은 권역인데도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하는 것이 불만이지만 한번 둘러볼만하다.하산길에는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金玉吉 전 이화여대총장이 노년에 기거하던 금란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수안보로 나오면 이른바 우리나라의 중심이라는 중원(中原)문화권이다.월악산과 송계계곡,미륵사지,탄금대·충렬사 등 충주관광이 모두 가까이에 있다.
괴산군 연풍과 청천면으로 빠지면 쌍곡계곡과 화양계곡이 반긴다.수안보에서 이화령을 넘으면 안동 하회마을도 반나절권안에 있다.하회마을에서는 매주 일요일 한차례 탈춤공연이 열리고 있다.
◎문경새재 ‘산그림호텔’/소백산자락 그림같은 ‘가족호텔’/숙박비 저렴하고 객실 22개 분위기 아늑/소백산맥 신선봉 마주봐 별장에 온 느낌
가족들과 여행을 할때 가장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잠자리.호텔에 묵자니 부담이 솔치않고 여관이나 장급에 들어가기는 왠지 내키지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수안보에서 빠져나와 문경새재 3관문쪽으로 오르다 보면 산그림호텔이 나타난다.관광업에 20년 남짓 종사해오던 李鍾完씨(57)가 지난 96년 12월 가족호텔을 지향하며 문을 연 호텔이다. 객실은 한실 6실,양실 16실 등 모두 합해서 22개다.그래서 투숙객들은 종업원들로부터 VIP(귀빈)대접을 받을 수 있다.1박에 4∼6인기준 주말 6만6천원,주중 5만원을 받고 있어 부담도 크지 않다.아침으로는 올갱이해장국(6천원)이 제공된다. 이 호텔은 이름 그대로 소백산맥의 마지막 봉우리 신선봉을 바라보며 그림같이 서 있어 마치 별장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특히 소백산 등 주변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좋은 방에서 설경 또는 비내리는 날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일품이다.지붕도 인근 계곡과 어울리게 곡선으로 처리했다.양식당,한식당 등 부대시설에는 그림,조각 등 수준급의 예술품과 소품들이 배치돼있어 격조와 품위를 더해준다. 李사장은 “金東吉 전 연세대 교수가 유럽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고극찬을 하며 친구들을 이끌고 벌써 8번이나 다녀갔다”고 귀띰한다.(0445338814∼7)
1998-03-28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