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영장 실질심사 신청후 번복 잦아 곤혹/일선경관들 “시범 실시후 확대했어야” 지적도
피의자측이 신청할 때만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첫날인 13일 상당수 일선 수사관들은 처리절차가 너무 번잡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피의자들은 새로운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모르는 등 혼란이 잇따랐다.
수사관들은 이날부터 구속 대상 피의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신청서를 별도로 작성,피의자의 확인을 받았다.피의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족에게 연락,실질심사를 원하는 지 여부를 확인하고 가족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빙서류를 첨부했다.
피의자가 신청 여부를 번복하면 수사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했다.
절차가 이처럼 복잡하다보니 상당수 수사관들은 한두군데 경찰서에서 시범 실시한 뒤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순서를 밟았어야 옳았다고 지적했다.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은 이날 구속 대상 피의자들에게 영장실질심사제도를 설명하고 신청서와 확인서를 받는 등 관련 절차를 대체로 지켰다.
하지만 한밤중에 들어온 일부 피의자들은 술에 취해 수사관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가 하면 가족의 연락처도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연락을 받고 나온 일부 가족은 주민등록등본 등 관련서류를 갖고 오지 않아 수사관이 직접 동사무소를 찾아가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의 한 직원은 “구속대상 피의자 5명 가운데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2명만이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했다”면서 “대부분 피의자들이 진술을 자주 번복하게 마련인데 신청 여부를 번복하면 다시 수사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경찰서의 한 수사관은 “전과 12범의 누범자가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구속이 확실한데도 서류처리,호송,심리라는 절차를 일일이 밟아야 한다”면서 “피의자에 대한 인권보호가 강화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종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경찰의 부담만 커졌다”고 말했다.
경찰 인력의 낭비가 크다는 것이 일선 수사관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한편 대검찰청은 이번 주초에 새로운 제도의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점검,개선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박현갑·이지운·조현석 기자>
피의자측이 신청할 때만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첫날인 13일 상당수 일선 수사관들은 처리절차가 너무 번잡스럽다고 불만을 토로했고 피의자들은 새로운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모르는 등 혼란이 잇따랐다.
수사관들은 이날부터 구속 대상 피의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신청서를 별도로 작성,피의자의 확인을 받았다.피의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족에게 연락,실질심사를 원하는 지 여부를 확인하고 가족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빙서류를 첨부했다.
피의자가 신청 여부를 번복하면 수사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했다.
절차가 이처럼 복잡하다보니 상당수 수사관들은 한두군데 경찰서에서 시범 실시한 뒤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순서를 밟았어야 옳았다고 지적했다.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은 이날 구속 대상 피의자들에게 영장실질심사제도를 설명하고 신청서와 확인서를 받는 등 관련 절차를 대체로 지켰다.
하지만 한밤중에 들어온 일부 피의자들은 술에 취해 수사관의 설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가 하면 가족의 연락처도 제대로 진술하지 못했다.연락을 받고 나온 일부 가족은 주민등록등본 등 관련서류를 갖고 오지 않아 수사관이 직접 동사무소를 찾아가는 사례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의 한 직원은 “구속대상 피의자 5명 가운데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받고 있는 2명만이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했다”면서 “대부분 피의자들이 진술을 자주 번복하게 마련인데 신청 여부를 번복하면 다시 수사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경찰서의 한 수사관은 “전과 12범의 누범자가 같은 범죄를 저지르면 구속이 확실한데도 서류처리,호송,심리라는 절차를 일일이 밟아야 한다”면서 “피의자에 대한 인권보호가 강화됐다는 주장도 있지만 종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경찰의 부담만 커졌다”고 말했다.
경찰 인력의 낭비가 크다는 것이 일선 수사관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한편 대검찰청은 이번 주초에 새로운 제도의 시행에 따른 문제점을 점검,개선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박현갑·이지운·조현석 기자>
1997-12-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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