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한발 물러선 청와대/“일부보완 가” 선회의 배경

실명제 한발 물러선 청와대/“일부보완 가” 선회의 배경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7-11-30 00:00
수정 1997-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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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가지 양보… 정치권과의 마찰 막기/유보 주장하는 수용 의문

‘금융실명제 보완 불가’를 고수하던 청와대가 조금은 유연한 쪽으로 돌아섰다.긴급명령 발동 요구는 받아들일수 없지만,대체입법을 통한 실명제보완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아침 ‘긴급재정경제처분 주장의 부당성’이라는 자료를 내놓았다.금융실명제 유보,대출금 상환유예,근로자해고 정지 등을 위한 대통령 긴급명령 발동을 요구하는 정치권의 주장을 정면으로 일축하는 것이었다.정기국회 회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긴급명령을 발동하라는 것은 ‘위헌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헌법 76조는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여유가 없을 때에 한하여’ 긴급명령을 발동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는 그러나 ‘금융실명제’나 ‘긴급명령’논란으로 정치권의 세 정당과 극한 대립을 벌이는 듯 비치는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주가가더 떨어지는 등 경제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때문에 하오들어 긴급명령 발동은 할 수 없지만 국회를 통해 실명제를 보완할 수 있다고방향을 선회했다.정치권과의 격돌을 피하고 실명제 관련 논쟁의 장을 국회로 넘기자는 취지다.청와대는 이제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는 아직도 실명제의 골격을 건드리는 것은 안된다는 생각이다.정부가 국회에 이미 제출한 금융실명제 대체입법과 자금세탁방지법을 처리하면 된다고 밝히고 있다.다만 이전에는 정부 제출안 자체를 다시 고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던 입장이 다소 바뀌었다.정치권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약간의 추가보완은 수용하겠다는 자세다.

청와대측이 실명제의 골격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3가지.실명 예금거래,종합과세원칙 유지와 분리과세때 종합과세 최고세율 적용,예금비밀 보장 등이다.또 무기명 장기채발행 허용도 실명제의 골격을 흔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측이 ‘실명제 골격유지’를 강조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실명제의 유보나 폐지를 요구하는 정치권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그러나 ‘국회에서 보완할 수 있다’고 밝힘으로써 ‘화전’의 물꼬는 튼 셈이다.<이목희 기자>
1997-11-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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