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사의 대출금 회수 중단(사설)

종금사의 대출금 회수 중단(사설)

입력 1997-08-24 00:00
수정 1997-08-2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전국 30개 종합금융회사가 22일 금융시장이 호전될때까지 기업에 대한 여신회수를 하지 않기로 결의함으로써 금융시장의 불안이 크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최근 대기업 부도가 종금사의 여신회수에 기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금사가 자사의 채권회수에 급급한 나머지 여신회수에 나서면서 기업이 부도가 나고 기업부도는 종금사 전체의 부실채권을 누적시켜 경영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감안할때 상호간 여신회수자제는 공생을 위한 것이다.또 종금사 여신회수는 기업 흑자도산과 금융시장 및 외환시장불안 등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주고있다는 점에서 공동결의는 평가할 만하다.

국내기업은 종금사 등 제2금융권 의존도가 높아 이들 금융기관이 자금회수에 나서면 부도를 내지않을 기업이 없을 정도이다.종금사의 기업에 대한 총채권은 86조원에 달한다.이중 66조원어치의 어음은 은행신탁계정 등 기관투자가가 매입,보유하고 있다.종금사는 이처럼 많은 단기채권을 갖고 있다.따라서 종금사가 자금회수에 나서면 기업이 부도를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번 종금사결의는 시의적절한 것이지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보완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결의내용을 보면 여신회수 자제 대상기업을 ‘부도가 날 경우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주요 기업체’로 한정시키고 있다.또 종금사가 현재 소유하고 있는 20조원어치의 기업어음에 대해서만 회수를 자제하는 것으로 되어있고 그 기간도 오는 9월말까지다.이번 결의는 단기적 처방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종금사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은행·종금사 등 3자의 공동노력이 있어야 한다.정부는 종금사 사장단이 건의한 지원내용(국고여유자금 지원·기관투자가의 기업어음매입 독려·한은의 환매채 직거래 허용·한은의 간접외화예탁금 지원) 가운데 지원이 가능한 것은 즉시 실시하기 바란다.은행은 종금사로부터의 무담보기업어음 매입액을 종전수준으로 늘리고 이미 매입한 기업어음의 상환요구를 자제하는 등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특히 종금사는 이번 결의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종금사 경영위기의 궁극적인 해결책은자구노력이다.자기자본을 고려하지 않은 대기업에 대한 편중여신을 지양하고 외화자금난을 겪고 있는 지방 종금사는 과다한 외화부채를 축소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할 것이다.
1997-08-24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