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호 고려대 교수 ‘학교폭력 근절’세미나 발표문 요지

김준호 고려대 교수 ‘학교폭력 근절’세미나 발표문 요지

입력 1997-07-22 00:00
수정 1997-07-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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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학생 처벌이 ‘폭력 양산’/학력위주 풍토 개선 등 장기대책 세울때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대강당에서 각계의 전문가를 초청,‘학교폭력 근절 세미나’를 개최하고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한 학원 안팎의 폭력실상과 그 대책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벌였다.고려대 김준호 교수(사회학과)가 발표한 ‘학교폭력의 대처방안’ 주제문을 간추린다.

최근 학교폭력은 피해자가 전체 학생의 70%를 넘을 만큼 확산되고 있으며 초등학생과 여학생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적절한 폭력예방 대책마련을 위해서는 학교폭력에 대한 정확한 실태와 원인분석을 한 뒤 비현실적인 기존 대책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게 필요하다.

기존 학교폭력 대처방안의 문제점은 ‘소수의 가해자­다수의 피해자’라는 전제에서 출발,소수의 폭력 학생을 적발해 처벌하는 수준에 그치는 데 있었다.강력한 처벌위주의 정책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학교 폭력을 양산시키기 마련이다.

홍보나 관심이 계속되지 못한 점도 문제다.

학교폭력 문제는 원칙적으로 교육 현장인 학교에서 주관해야 한다.각 기관이 서로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근절의지가 앞서야 한다.청소년보호법만 만들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자아 상실감이 더 문제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먼저 학력위주의 풍토를 고쳐야 한다.

비행 청소년은 결손가정보다 자아 상실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부모의 기대만큼 공부를 잘못하는 학생들은 가정과 학교로부터 소외되어 있다.가장 비행을 많이 저지르는 학생은 ‘공부는 잘 못하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학생’이라는 연구결과를 주목해야 한다.학벌 중심의 사회에서는 대학입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또 대학에 진학해도 학문을 닦기보다는 ‘토익점수’나 더 잘 받으면 된다는 잘못된 의식을 갖기 쉽다.

또한 유해환경에 대한 근절과 병행해 건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힘을 써야 한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청소년보호법은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의도다.하지만 유해환경만 없앤다고 청소년 비행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청소년들은 건전하게 놀장소가 주변에 없다.노래방 탁구장 당구장 만화방 등을 단속만 하지 말고 출입을 허용한 뒤 철저하게 관리 감독을 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다.

○사회의 폭력문화 정화

이와 함께 사회에 만연한 폭력문화를 정화해야 한다.

폭력문화는 단순히 매체의 폭력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공권력의 권위 상실,비자금 등 정경유착,땅투기 등 부정축재 등등.힘있는 자가 잘못된 힘을 휘두르고 적발돼도 뉘우치지 않는 사회풍토에서 자란다.이곳에서 사회정의란 찾아볼 수가 없다.

단기적인 대책으로서 첫째로는 상담교사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

학생들이 폭력을 당하거나 비행 조직에 몸담고 있어도 상담실을 찾지 않는 것은 보복이 두려워서다.교사가 학교 수업과 잡무를 병행해 상담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전담 상담교사를 두고 민간 사회단체와 연계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둘째로 학교 내부와 주변의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

○발견후 선도가 더 중요

학교 폭력은 발생 빈도가 많은 장소와 시간이 분명히 있다.학교 주변이 내부에 비해 6대4의 비율로 발생 빈도가 높다.그러나 교내 폭력의 신고 건수가 더 많다.신고할 정도로 심각한 폭력은 교내에서 발생하지만 빈도는 학교 밖이 더 높다는 결론을 얻을수 있다.방범·순찰활동은 잠재적인 폭력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청소년에 대한 예방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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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개연성이 크다고 여겨지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청소년 써클은 비행을 저지를수 있는 가능성이 큰 대상이다.‘적발후 처벌’보다는 ‘발견후 선도’가 훨씬 더 낫다.
1997-07-2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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