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직접 밝히는 것이 좋겠다”/「담화 결정」 뒷얘기

김 대통령 “직접 밝히는 것이 좋겠다”/「담화 결정」 뒷얘기

입력 1997-05-28 00:00
수정 1997-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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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끝에 입장표명 아닌 담화 채택

김영삼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발표 결정은 「장고」끝에 나온 것이었지만 결심과정은 전격적이었다.

○…김대통령은 27일 상오 11시45분 윤여준 대변인을 본관으로 불렀다.김대통령은 『(대선자금 문제에 대해) 김용태 비서실장 건의도 듣고 여러가지 애기를 들었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게 좋겠다』고 담화발표 준비를 지시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 참모들은 『김대통령이 29일 신한국당 전국위에 참석,대선자금 입장을 밝히는게 좋겠다』고 의견을 집약,이날 아침 김비서실장과 윤대변인을 통해 김대통령에게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인섭 정무수석도 『29일 대선주자 오찬을 포함,어떤 자리에서든지 입장표명이 있는게 좋겠다』는 건의를 간곡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강수석은 특히 『직을 걸고 건의하겠다』는 분위기여서 한때 「사의 표명설」도 돌았다.26일 밤에는 「김대통령이 추가 입장표명을 거부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수석비서진들의 건의보다 훨씬강력한 「대국민담화」형식을 전격 채택,상당기간 심사숙고를 거듭해왔음을 시사했다.그동안 입장표명 검토­연기­유보­이회창 대표를 통한 간접표명 등 청와대 입장이 수시로 바뀐 듯한 인상도 주지만 윤대변인은 『김대통령은 처음부터 모든 가능성을 열고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안에서는 윤대변인과 박세일 사회복지수석이 김대통령의 직접 입장표명에 적극적 의견을 개진해왔다.강정무수석은 이날 이회창 대표측의 하순봉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해 『미리 못알려줘 미안하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은 당초 지난 21일쯤 고위당정회의를 소집,김대통령이 입장표명을 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며 윤대변인은 19일 발표문 초고를 김대통령에게 전달했다.그러나 일부 수석들은 김대통령이 직접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개진,입장 표명이 연기·유보된 듯 보도되고 사정계획도 국면전환용이라는 야당의 공세에 뒤뚱거리는 등 이번 문문제를 처리하는 비서진들의 자세에 많은 문제점을 노출.

한 관계자는 『어려운 때일수록 청와대 참모진이 국가정책결정의 구심점이 돼 한 목소리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고 스스로 반성했다.<이목희 기자>
1997-05-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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