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위생관리 영역싸움(정책기류)

축산물 위생관리 영역싸움(정책기류)

권혁찬 기자 기자
입력 1997-05-26 00:00
수정 1997-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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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효율적 관리위해 전문집단에 맡겨야”/복지부­“국제적 추세에 역행” 일원화 강력 반발

축산물의 위생관리 문제를 놓고 농림부와 보건복지부가 「한판 직전」이다.지금까지 축산물의 위생관리업무는 보건복지부가 해왔다.그러나 이 업무가 농림부로 넘어가게 되자 보건복지부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밥그릇 싸움」양상이다.

원래 축산물 위생관리업무는 축산물 가공처리법에 따라 구농림부가 하던 일이었다.그러던 것이 5공시절 국민위생이라는 명분으로 축산식품의 제조·가공·유통·판매에 관련된 업무가 보건사회부로 이관됐다.농림부 업무는 축산물의 생산과 도축(집유)단계로 제한됐다.축산관련 업무가 이원화됐던 것이다.

그러나 보사부 이관후에 적지않은 문제들이 생겼다.이른바 고름우유 사건.95년 유방염에 걸린 소의 우유에 항균성물질이 함유됐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가 소비자에게 불안을 증폭시켰었다.당시 항균물질의 잔류허용치를 초과하지 않았음에도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발표,우유에 대한 불신만 초래했다는게 농림부 지적이다.결국 양 부처 장관이 「우유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며 시유했던 모습은 이 문제와 관련해 시사하는바 크다.

축산물은 일반식품과 달리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파되는 인수 공통전염병(탄저병,소결핵병,블루셀라 등)이나 기생충병,식중독균(살모넬라,대장균 0­157 등)의 감염우려가 높아 사육과 도축,가공,유통,판매에 이르는 단계마다 전문가의 체계적 위생관리가 필요한 분야라는데 농림부 논리다.어디까지나 수의사 등 전문인집단에 맡겨야 한다는 얘기다.농림부 관계자는 『육류나 우유는 부패디거나 변질되기 쉬워 과잉생산시 분유·햄·소세지 등으로의 가공·저장이 빠르게 이뤄져야 함에도 축산물 생산과 가공,유통 및 판매업소 관리가 이원화돼 과잉 축산물의 가공과 가격관리에 차질이 있었다』고 했다.산지 소값이 내려도 쇠고기 값이 내리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행정쇄신위원회는 지난 2월 농림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됐던 축산물가공식품의 관리체계를 농림부로 일원화하기로 의결했다.행쇄위 연구위원들은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제도가 도입될 경우 축산물에 대해서는 농림부가 안전관리업무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축산제품 전체의 안전관리를 농림부가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서울시와 부산,대구,광주,대전광역시와 강원,충남,경남,전북도 등도 같은 의견을 냈다.축산물은 사육단계부터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이 업무를 농림부의 전문가집단(수의사 등)에게 맡겨야 한다는 「평결」이었던 셈이다.

이 결정에 따라 농림부는 지난 4월 축산물 가공식품 관리업무의 일원화를 추진하는 「축산물 위생처리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그러자 보건복지부가 농림부 입법예고안에 반발하고 나섰던 것이다.보건복지부는 농림부 입장이 절대 다수 소비자의 식품안전성을 중시하는 국제적 추세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각 부처별로 관리해 온 식품안전관리업무를 그간 10여년에 걸쳐 복지부 고유업무로 일원화한 뒤 1년 전에 식품의약품안전본부를 발족시킨 사실을 들어 축산식품만 종래의 다원화로 역행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보건복지부는 물론 행쇄위 논의때에도 반대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는 보건복지부 주장이 설득력이 약하다고 보고 있다.축산물의 생산과 도축,가공·유통을 이원화해 관리하는 국가는 없으며 영국 캐나다 등도 일반식품까지 농수산성에서 관장하며 미 FDA(식품의약품관리본부)도 육류를 제외한 일반식품에 대한 제조 및 위생관리만 한다고 맞서고 있다.축산관련 전문가(수의사) 조직이 중앙(축산국과 동물검역소,수의과학연구소) 및 시도 가축위생시험소에 있어 농림부만이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위생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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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농림부는 축산물위생처리법 개정안의 입법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내무부 공정거래위원회 총무처 통상산업부 법무부 등 대부분 부처와도 협의를 마무리해 세를 업은 상태다.보건복지부의 대응이 주목된다.<권혁찬 기자>
1997-05-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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