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느슨한 국정 틀어쥐기 시도/러 내각 총사퇴 배경

옐친 느슨한 국정 틀어쥐기 시도/러 내각 총사퇴 배경

류민 기자 기자
입력 1997-03-12 00:00
수정 1997-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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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회복 과시·위기의 경제 처방나서/공산당측,추바이스 등용 반발 변수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총리,부총리를 제외한 각료 전원교체를 선언함으로써 러시아정국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이번 개각은 재선뒤 지난 8개월동안 「병상정치」의 후유증을 씻고 건강회복을 과시,직접 국정을 틀어쥔다는 의미와 함께 파산지경의 경제에 실질적인 개혁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방분석가들은 옐친 대통령이 마침내 심장수술과 폐렴에서 직접 국정을 관장할 만큼 건강이 회복된 것으로 보고 있다.옐친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아나톨리 추바이스를 만나 제1부총리를 임명하기 직전 루카센코 벨라루시 대통령과도 회담을 가졌고 다음주에는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를 초청해 놓고 있다.다시 이틀 뒤인 20,21일에는 헬싱키로 가 미·러 정상회담을 갖는 등 건강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상당수 분석가들은 그러나 조각에 가까울 정도로 각료를 교체한다고 해서 러시아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시장경제체제 전환과정에서 혼돈을 겪고 있는러시아는 지난 6년여간 사유화과정에서의 왜곡된 부의 축적,국가전반에 퍼져있는 경제부패,소비에트적 국민정서때문에 앞으로의 개혁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또 상당수의 국민,하급관료에 까지 옛소련식 멘탈리티가 지배하는 것도 러시아개혁의 큰 장애물로 지적되고 있다.이러한 점들 때문에 각료들의 얼굴을 바뀌는 것이 경제개혁으로 이어지느냐에는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더욱이 97년 정부예산안이 이미 통과돼 시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연금제도,세제의 개혁 등은 곧바로 영향을 미칠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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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의 개각에 대해 현재 의회를 지배하고 있는 공산당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주가노프 공산당당수와 셀레즈노프 두마(국회)의장은 『초기 개혁과정에서 사유화 등 경제개혁을 담당한 추바이스의 등용을 전 러시아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못박고 오는 27일 전국적인 파업일을 맞아 내각불신임투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혀놓고 있다.현 연방법은 한달내에 불신임안이 두번 의회를 통과하면 대통령은 두마의 해산,내각총사퇴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추바이스 부총리는 『현경제난국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러시아국민과 의회에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하지만 개혁주의자들과 서방 각국은 향후 경제개혁을 주도할 추바이스를 개혁의 적임자로 꼽고 있다.또 옐친 대통령이 이미 시사한 것처럼 곧 있을 새 내각에 자유시장경제주의자들이 대거 입각할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개혁의 길이 고달퍼도 러시아의 개혁은 민주주의의 신봉자와 자유시장 경제주의자들만이 펴나갈 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모스크바=류민 특파원>

1997-03-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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