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심의제 폐지… “대변혁” 예고/’96 영화계 결산

사전심의제 폐지… “대변혁” 예고/’96 영화계 결산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6-12-21 00:00
수정 1996-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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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성공… 「배급비리」 구속수사 “오점”

올 한해를 되돌아볼때 다사다난하다는 말이 영화계처럼 딱 들어맞는 분야는 많지 않을 것이다.1996년은 아마도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큰 변화를 잉태한 해로 기록에 남을 듯 하다.

올해의 「사건」가운데 첫손에 꼽힐 일은 사전심의가 폐지된 것.지난 10월초 헌법재판소가 「영화 사전심의」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림으로써 영화인들은 창작의 자율성을 보장받은 반면 책임도 그만큼 막중해졌다.이와 함께 헌재의 결정은 심의기관인 공연윤리위원회의 존폐,성인영화 전용관 설치 등 숱한 이슈를 파생시켰다.

현재 영화계와 사회·시민단체들은 영화진흥법 개정방향을 놓고 거듭 토론하고 있으며,내년 2월쯤으로 예상되는 임시국회에서 법률 개정이 이루어질 전망이다.구체적인 개정내용이 어쨌건 사전심의 폐지는 영화의 질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헌재 결정이 나온지 며칠 지나지 않아 검찰이 영화계 전반에 대해 수사를 벌인 것도 영화계로선 엄청난 충격이었다.그 결과 배급·제작·수입에 얽힌 온갖 비리가 드러나고,곽정환(서울극장·합동영화사 대표) 이태원씨(태흥영화사 대표) 등 영화 제작·배급업계를 대표할 만한 두 거물이 구속됐다.영화계는 검찰 수사로 큰 상처를 입었지만 이는 영화계가 해묵은 관행을 벗어버리고 더욱 합리적인 제작·보급 체제를 갖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전심의 폐지·비리수사등 외적 요인이 거세게 작용한 것과는 상관없이 한국 영화계는 올해 나름대로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다.지난 9월 아흐렛동안 열린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국내에서 처음 주최한 국제영화제임에도 영화팬들의 열렬한 참여를 끌어낸 것은 물론 각국의 다양한 영화세계를 소개,팬들의 안목을 높였다.우리영화를 외국에 알리는데도 큰 몫을 했다.



이밖에 상반기 「은행나무 침대」 「투캅스 2」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영화제작이 전반적으로 활발해진 점도 한국영화의 양적 확대라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세 친구」 「악어」 등 독립영화들이 잇따라 나오고,각종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등 좋은 평가를 받은 사실도 특기할만한 일이다.<이용원 기자>
1996-12-2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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