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자동화 시스템」 왜 고장 잦나

「역무자동화 시스템」 왜 고장 잦나

주병철 기자 기자
입력 1996-11-27 00:00
수정 1996-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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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일정 쫓겨 시험운영 제대로 못해/먼지방지시설 설치않고 공사강행도 한몫/3원화된 지하철 구간관리체계 통합 시급

역무자동화 시스템(AFC)의 잦은 고장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다만 지하철 개통 일정에 쫓긴 졸속공사가 고장을 부추긴 것으로 여겨질 뿐이다.

무엇보다 시험운용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건설교통부의 AFC운용 지침은 최소한 60일 이상 시험가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5∼8호선 AFC 제작사인 영국의 TTSI사 역시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시험운영을 서울시에 권고했다.

하지만 연말 개통을 목전에 둔 5호선의 6∼7개역을 총괄하는 전산시스템과 중앙전산시스템은 개통 직전인 다음 달 중순이나 연말 쯤에야 시험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시험 가동 기간이 기껏 보름 정도인 셈이다.

5∼8호선은 지난해 11월부터 6개 구간을 개통했고 다음 달 말에는 5호선 밤섬∼왕십리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다.1년동안 무려 7개 구간을 개통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작업환경도 AFC 고장에 한 몫 한 것으로 추정한다.「날개방식」의 AFC는 먼지 등에 극히 민감한데도 공기단축 등을 위해 마무리 토목공사와 함께 설치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AFC가 정확한 검증 없이 도입된 점도 문제다.1∼4호선에 프랑스로부터 도입한 구형 「턴방식」을 설치했으나 고장이 잦아 말썽이 일자 5∼8호선에는 지난 92년 영국의 TTSI사에 요청해 「날개방식」을 도입했다.그러나 정작 영국에서도 「날개방식」을 사용하지 않아 우리 지하철이 시험대상이 되고만 꼴이다.유럽 대부분의 지하철은 턴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AFC의 고장은 우선 게이트를 통과하려는 이용객들을 짜증나게 한다.전체 통행량 분석과 수익금의 정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통행량와 수익금은 역마다 설치된 AFC 전산실을 거쳐 중앙전산실에서 일괄 처리하도록 돼 있으나 전체적인 계산이 맞아 떨어지지 않고 있다.역무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작성한 정산표를 집계해야 하는 실정이다.지하철 1∼8호선 이용객은 하루평균 3백40만명 정도로 수익금만도 15억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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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구간 관리도 통합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수도권 구간은 철도청,지하철 1∼4호선은 지하철공사,5∼8호선은 도시철도공사가 맡고 있어 통합적인 관리가 어렵다.특히 도시철도공사는 출발지와 목적지를 체크하는 「OD자료」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주병철 기자>
1996-11-2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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