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알파설의 본과 말(사설)

20억+알파설의 본과 말(사설)

입력 1996-09-04 00:00
수정 1996-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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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 강삼재 총장의 「20억+알파설」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을 문제삼아 국민회의가 여당을 겨냥해 총공세를 펴기로 하고 3일부터 장외투쟁에 나섰다고 한다.당면한 경제난국의 타개와 민생해결을 위해 앞장서야 할 공당이 이렇게 소모적인 정쟁을 격화시키는 일에만 몰두하는 것이 온당한 처사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당초 국민회의가 강총장을 명예훼손혐의로 고발한 건 이 사건의 결말을 법에서 구하자는 취지였을 것이다.따라서 검찰측 조치가 못마땅하다면 항고를 하든지 해서 법적처리를 계속 추구하는 것이 순리이지,정치문제화하는 건 그 의도를 의심스럽게 만든다.

특히 검·경의 중립화를 추구한다는 정당이 검찰의 결정이 자기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정치공세의 대상으로 삼아 공박한다는 건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20억+알파」사건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20억원이다.알파설은 부차적인 문제다.그 문제와 관련하여 천착할 일은 왜 그런 돈이 노태우씨와 김대중씨 사이에 오갔으며 그런 행위는 과연 정당한가에 모아져야한다.특히 최근의 12·12 및 5·18사건 선고공판에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이 통치자금이라고 주장한 비자금을 뇌물로 규정한 판결은 「20억원」에 대해 보다 엄정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노씨가 사재를 털어서 내놓지 않은 이상 김대중씨가 받은 20억원은 뇌물로 수수한 부정한 돈에서 나온 게 틀림없을 것이다.재판부는 노씨에게 징역 22년6개월과 더불어 2천8백38억원 추징판결을 내렸다.그걸 상기한다면 지금 김대중씨가 해야 할 일은 국민 앞에 거듭 사과하고 20억원을 국가에 반납하는 일이 아닐까.

부정한 20억원문제에 대해선 침묵하고 알파설만 물고 늘어지는 건 균형을 잃은 처사다.뿐만 아니라 본질을 호도하려는 본말전도행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또한 호주에서 날아온 보도처럼 김대중씨가 20억원 수수에 대해 『그 당시로선 불가피했다』는 변명을 되풀이하는 것도 이 시점에서 적절치 않은 자세라고 본다.그 20억원의 원천이라고 할 비자금이 사법부의 판결에 의해 뇌물로 규정된 이상 그에 따른 새로운 자책과 자성을 보여야 옳을 것이다.



우리는 신한국당 강총장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검찰이 강총장을 김대중씨에 대한 명예훼손혐의로 기소하려면 20억+알파설이 사실이 아니어야 한다.그런데 열쇠를 쥔 노태우씨의 함구로 인해 그 진상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채 미궁으로 남아 있다.검찰이 명예훼손여부를 가릴 수 없다는 건 자명하다.그런 문제를 갖고 정치공세를 펴봤자 돌아올 건 불신뿐임을 국민회의는 깨달아야 한다.
1996-09-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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