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선정성 위험선 넘었다(사설)

TV선정성 위험선 넘었다(사설)

입력 1996-08-22 00:00
수정 1996-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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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의 선정성이 문제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 우리 방송은 해도 너무한다는 느낌을 안겨준다.위험수위를 넘어선 TV의 선정성은 『아이와 함께 TV 보기가 민망하다』는 수준을 넘어서 『어른 혼자 보기도 민망한 지경』이다.

방송위원회는 최근 각 방송사에 선정적인 성범죄 보도,오락 프로그램에서의 불건전한 남녀관계 묘사,동성애자등 비정상적인 애정행태 묘사등 성관련 방송에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하는 「성관련 방송내용에 대한 일반권고」를 발송했다.올해 들어 성에 관계된 지나친 묘사나 내용의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방송위원회가 심의제재를 내린 건수가 8월13일 현재 총 20건에 달하는데 그중 14건이 6월이후 2개월간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제재내용도 대부분 중징계에 해당한다니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성범죄사건 증가에 선정적 방송내용이 나쁜 영향을 끼쳤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최근 TV의 선정성은 그 내용의 지나침은 물론이고 드라마나 코미디등 전통적으로 문제가 돼온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보도와 다큐멘터리등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물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이같은 현상에 대해 『시청률을 위한 방송의 매춘행위』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는데 TV가 시청자의 도덕적 감수성을 변화시키는 위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더욱이 이제 케이블TV와 위성방송까지 등장한 다매체·다채널시대에 방송이 성을 상품으로 내세워 시청률경쟁을 하다보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최근 문제가 된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법에 명시된 방송사의 자체 사전심의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이는 방송이 지닌 영향력에 비해 책임을 지는 자세가 부족함을 나타낸다.방송사들이 철저한 자율규제가 없으면 우리 방송도 미국처럼 방송시간이나 프로그램의 등급제등 외부규제를 받을 수밖에 없고 방송위원회의 규제내용도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996-08-2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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