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국회」에 거는 기대/양승현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지각국회」에 거는 기대/양승현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6-07-09 00:00
수정 1996-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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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이 넘게 파행을 거듭해온 15대 국회가 8일 개원식을 갖고 역사의 전면에 모습을 드러냈다.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라는 데,속담대로라면 이미 절반은 잘못된 셈이다.

이런 우려와 일그러진 모양새에도 불구,이날 치러진 개원식은 구색을 갖춰 다행이다.김영삼 대통령의 15대 국회가 추구해야 할 비젼제시와 김수한 국회의장의 자성에서 출발한 새로운 다짐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김대통령의 연설은 추락한 국회의 격을 한껏 높이는데 충분했던 것으로 짐작된다.비록 절차라고 하지만,여의도 의사당이 「배출한」 첫번째 문민대통령이 축하연설 조차 하지않았다면 그 위상은 한층 초라해 보였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을 듯하다.

92년 가을,대통령 출마를 위해 기나긴 정치역정에서 숱한 애환이 교차되었던 이 곳을 떠났던 김대통령.그래서 그는 개원식 첫날 여야 의원들에게 『오랜 의정생활에 일관하여 가장 어둡고 괴로운 순간에도 의회정치에 대한 애정을 버린 적이 없다』고 말했는 지도 모른다.그가 연설 서두에 깊은 감회를 느낀다고 개인적 소회를 털어놓은 것도 아마 이러한 정치역정에서 연유한 것이리라.

김대통령이 연설에서도 밝혔듯이 우리 국회는 『그 어려웠던 시대에도 민주주의의 불씨를 간직하고 전파하던 본산』이었다.그 불씨가 민주주의의 횃불을 점화시켰고,93년 봄 의사당 앞뜰에서 문민시대를 활짝 열게 한 동인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은 가고 세월은 흐른다」.15대 국회는 『굴곡 많았던 지난 반세기를 마감하고 원숙하고 생산적인 선진의회정치를 구현해야 할』 역사적 소명을 안고있는 것이다.

김의장이 개원사 서두를 뼈아픈 자성의 글로 시작한 것도 이러한 시대 기류를 감지한 결과로 여겨진다.『우리는 그동안 사회 제분야에 비해 가장 발전의 속도가 더디고 국가간의 무한경쟁체제 속에서 총체적인 국가 경쟁력을 도리어 저하시키는 것이 바로 정치권이라는 뼈아픈 질책을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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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07-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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