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부진 관련 청와대 “불호령”/대책마련 “법석”

수출부진 관련 청와대 “불호령”/대책마련 “법석”

이목희 기자 기자
입력 1996-05-26 00:00
수정 1996-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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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대책 발표 불구 개선효과 미미/현실 못본 「핑크빛 보고」 발단/반도체 등 부진업종 거론않아/처방책 즉각적 효과못내 고민

김영삼 대통령이 25일 수출과 국제수지 관련부처의 안이한 정책태도를 질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천관가가 초비상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올해 수출은 반도체등 주력업종의 부진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고 있다.4월까지의 수출은 4백23억달러,수입은 4백83억달러로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7억5천만달러 늘어난 60억2천만달러다.3월말현재 국제수지 적자액은 41억1천만달러.수출물량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20%가량 늘어났지만 반도체 가격이 절반이하로 폭락하는 등 주요 전략업종에서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태다.

현재상태로라면 올 국제수지 적자는 예상치인 64억달러보다 15억달러 정도 더 늘어 79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게 한은의 수정전망이다.그러나 주력상품의 수출부진이 구조화될 경우 1백억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는 비관론도 존재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사정들을 감안,무역수지 안정화대책을 통해 수출선수금 등 수출금융의 폭을 확대하고 원자재 가격안정을 위해 관세인하,안정적인 환율운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이러한 처방책은 단시일안에 효과를 내지 못한다.거기다 수출에 대한 직접지원금지 등 개방화시대에 정부가 직접 나서 수출을 장려하기에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환율문제도 물가와 직결돼 운신의 폭이 좁다는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이런 시점에서 대통령의 질타가 나와 경제부처 관리들은 좌불안석이다.김대통령이 내각이나 수석비서진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일은 흔하다.그러나 이 날은 경제부처의 보고의 신뢰성에 의문이 있으니 경제수석실이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공개적으로 내린 것으로 이해됐다.문제의 발단은 지난 21일 열린 중소기업장관회의에서 정부 보고가 현실을 도외시한채 지나치게 「핑크빛」이었던데서 대통령의 「역정」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나웅배 부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7.5%로 예상되고 물가도 목표인 4.5%달성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다.박재윤 통산장관도 『무역수지가 연간 8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여타장관들도 대부분 경제에 큰 문제가 없는 분위기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특히 이 자리에서 반도체,자동차,철강등 수출주력업종의 부진에 대한 대책보고가 없었던 것은 과천관가에서도 의아하게 생각한 점이었다.

회의가 끝난 뒤 수출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하며,정부가 사태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불만들이 김대통령에게 쏟아져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한 회의가 끝난 뒤 연달아 터져 나온 반도체수출의 마이너스 성장 등 급격한 반도체 경기위축이 수출관련 부처의 입장을 더 어렵게 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관가에서는 우루과이 라운드에서의 쌀 파동이 다시 재현되는게 아닌가 긴장하고 있다.〈이목희·임태순·오승호 기자〉
1996-05-2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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