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세계화」 국가적 지원 따라야”/김문환(전문가제언)

“「문화 세계화」 국가적 지원 따라야”/김문환(전문가제언)

김문환 기자 기자
입력 1996-04-28 00:00
수정 1996-04-2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문화정책개발원 정부기관 전환 바람직

문화·예술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 범위 설정에 어떤 일치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편의상 한국예술단체총연합회(예총)의 구성단위들을 참조한다면 거기에는 흔히 순수예술이라고 분류되는 분야들 외에도 연예와 같은 대중예술 분야도 포함되어 있다.그런가 하면 전통문화와 함께 이른바 주로 의식주와 연결된 생활문화가 국가경쟁력향상을 위해서도 날로 그 중요성을 더해가면서 인간생활 전체,쉽게 말해서 삶의 질 향상을 기여하기 위한 노력 전체가 문화라는 말로 표현되기도 한다.예컨대 통상산업부는 수출 1천억달러 달성을 기념하면서 앞으로의 지향을 「기술로,문화로,21세기」라는 표어로 요약한 바 있는데 이때 문화가 체화된 상품이란 실로 복합적인 뜻을 지닌다.이와 같은 맥락에서 국정 전반의 문화화가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좁은 의미의 문화와 상통하는 예술,그중에서도 순수예술 분야가 가장 집중적으로 관심가는 인간적 가치가 날로 고갈되어 가고,그 결과 국민생활전반이 비인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분야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갖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문화부문 예산이 전체 예산의 1%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지적은 그런 의미를 지닌다.예컨대 문화공간조성법이나 문화기금조성법들의 입법제안은 이와 같은 상황의 개선을 위한 기본조처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할 수 있다.

정부는 금년을 문화복지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이를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개발하고 있는데 국회가 제도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뒷받침해 줄 때에야 이와 같은 정책들은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예컨대 문화체육부 산하 연구 기관중 유독 문화정책개발원만이 민법에 의한 재단법인의 상태에 머물고 있는데 문화정책의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어 있다면 이는 하루속히 국가기관 내지 출연기관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안된다.

국민생활에 뿌리를 내린 채 아름답게 꽃필 때에 비로소 우리의 예술문화는 세계화를 위한 힘도 지닐 수 있게 된다.그러자면 이와 가장 밀접한 연관관계에 있는 교육과 방송이 문화와 접목되지 않으면 안된다.교육분야는 전인적인 인간을 위한 평생교육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고,방송분야 역시 문화매체로서의 성격을 강화해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통합방송법안」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 역시 방송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신장하는 데 기여케 하자는데 있어야 할 것이지만 이와 같은 권리는 또한 일정하게 올바른 판단능력을 전제로 함으로써 문화를 내장하게 마련이다.거대자본의 참여문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가능케 하는 조처와 밀접하게 연관될 수 밖에 없는데 삼권분립의 원칙에 입각하여 제대로 된 감시체제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일 이와 같은 문화적 발상에 근거한 것이라면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15대 국회에서 문화예술계 인사가 여섯명에 불과하고 그들조차 딱히 좁은 의미의 문화예술 영역에서 의정활동을 전개할 것 같지 않다는 관측이 사실이라 해도,의정활동이 궁극적으로는 국민복지향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표와 연결되어 있는 한,그 기초가 되는 문화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이 결코 외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끝으로 이번 국회에서 발전의 문화적 차원에 관한 세계적 합의가 우리 나라에서도 제대로 이해되어 우리나라가 문자 그대로 문화국가로서 21세기에 진입할 수 있기를 희망 한다.세계적 문화재로 등록된 보화들은 물론 그못지 않게 가치를 지닌 그밖의 문화요소들을 제대로 가꿔가는 문화정책이 그 좋은 시금석이 될 것이다.<서울대교수·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
1996-04-28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