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재경원 상반된 「돈 관리」/곽태헌 경제부 기자(오늘의 눈)

한은­재경원 상반된 「돈 관리」/곽태헌 경제부 기자(오늘의 눈)

곽태헌 기자 기자
입력 1996-03-30 00:00
수정 1996-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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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는 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다.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은 올 상반기내에 지준율을 인하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현재는 정확한 인하시기와 폭,방법론상의 문제만 남아 있다.

지준제도는 지난 1863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였고 지난 50년대 이후에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도 채택하고 있다.원래 고객의 예금인출 요구에 대비하기 위해 예금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예금자 보호를 위해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이 보다는 통화량을 조절하는 중앙은행의 금융정책수단으로의 의미가 더 커졌다.

80년대 이후에는 통화정책의 중간목표로 금리를 중시하면서 일부 선진국들이 금융규제 완화차원에서 지준제도를 아예 없애거나 지준율을 인하하는 추세다.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는 지준제도를 폐지했고 영국,일본,프랑스 등은 지준율이 1%를 밑돈다.우리나라는 지난 50년 한은법의 제정과 함께 지준제도를 도입했다.

재경원과 한은이 지준율을 낮추기로 한 것은 금융자율화의 진전으로 예금과 대출이자의차이가 줄어 경영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은행을 도와주기 위한 측면이 강하다.지준예치금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다.

현재 지준율은 평균 9.5%이지만 1∼1.5% 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은행들이 한은에 무이자로 예치해둔 지준규모는 13조2천억원.지준율을 낮출 경우 1조4천억∼2조원의 자금을 새로 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이 자금을 연 10%만 굴려도 1천4백억∼2천억원의 수익이 생긴다.

문제는 지준율 인하로 늘어날 통화를 흡수하는 방법이다.재경원은 통화안정증권을 더 발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들리고 있다.하지만 이렇게 되면 지준율 인하의 효과는 반감된다.통안증권의 발행을 늘리면 채권시장에 그만큼 물량공급이 늘어 시장(실세)금리를 부추길게 뻔하다.



지준율인하의 주목적은 은행의 수지개선이지만,부수적으로는 전반적인 금리인하 효과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통안증권 발행확대는 모순을 안고 있다.그 모순은 통안증권의 이자도 매년 불어나는 만큼 확대재생산 될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1996-03-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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