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유산 억제 스티커/강세영 계명재 교숨여성학(굄돌)

인공유산 억제 스티커/강세영 계명재 교숨여성학(굄돌)

강세영 기자 기자
입력 1996-03-25 00:00
수정 1996-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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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가족계획협회는 지난 11일 인공유산을 막기위해 「나도 생일을 갖고 싶어요」라는 제목하에 눈,귀,입,팔다리가 뚜렷이 구분되는 4∼5개월된 태아가 그려진 스티커를 제작하여 일반시민과 병원에 나눠주기로 했다고 한다.제작동기는 인공유산을 대수롭잖게 생각하는 사회풍조가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며,태아도 생명이며 자식임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스티커이자,제작동기다.

우리나라 가족계획의 변천사를 살펴보면,1963년도에 경제기획원 가족계획추진대책심의회에서는 인구증가 억제를 위하여 인공임신중절을 권장키로 하였다.그로부터 10년뒤인 1973년에는 보사부 주관하에 인공임신중절수술에 대한 보조비를 지급키로 결정하였다.그후 10년뒤인 1983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4천만을 돌파함에 따라 인구폭발방지를 위한 범국민결의대회를 열고 서명캠페인을 벌였다.1987년에 인구의 자연증가율이 0.97%로 낮아지고 1990년부터는 그동안 각종 가족계획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줄곧 증가해왔던 국고지원이 줄어들기시작하였다.

이와같은 과정이 국가의 경제적 부양능력을 초과하는 인구압박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도였었고 우리나라는 출산정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던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국가로서의 명성도 갖게 되었다.그러나 인공임신중절을 권장하며서까지 이룬 명성 뒤에는 성비불균형이라는 엄청난 사회적 부작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반드시 아들이 포함된 적은 수의 자녀를 갖기위해 여성들이 겪어온 고통은 그보다 훨씬 더 진하다.

지금부터 30여년 전에 4∼5개월이었던 태아도 스티커에 묘사된 태아처럼 존중받았어야 할 생명이다.인공임신중절 그 자체보다,생명에 관한 사항을 사회적 여건에 따라 얼마든지 달리 규정하는 정책이 더 비인간적이다.갓 생명을 중시하기 시작한 정책이 이제는 태아를 가진 여성보다는 태아가 중요하다고 규정할까봐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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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태아를 구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까봐 걱정스럽다.

1996-03-2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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