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주 19년만에 강간살해범 총살/미 사형제도 또 논란

유타주 19년만에 강간살해범 총살/미 사형제도 또 논란

이건영 기자 기자
입력 1996-01-28 00:00
수정 1996-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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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박탈권 없어” 반대단체들 비난/범죄 갈수록 흉포화… 설득력은 미미

미 유타주가 최근 19년만에 처음으로 한 강간살해범에 대한 총살형을 집행한 것을 계기로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이 미국에서 다시 일고 있다.유타주는 26일 새벽 0시7분(현지시간) 89년 유타주 오그덴에서 11살짜리 여자어린이 찰라 니콜 킹을 강간 살해한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은 뒤 유타주교도소에 수감중이던 존 알버트 테일러(36)를 총살형에 처했다.이는 77년 같은 교도소에서 게리 길모어를 총살집행한 이래 처음이다.미국에서 총살형으로 사형을 집행하는 주는 유타와 아이다호 2개주 뿐이다.

미국내 사형제도 반대단체들은 인간이 인간의 범죄를 처벌할 수는 있으나 누구도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권리는 없다고 주장하면서 사형제도의 즉각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이들은 특히 51년 집행된 한 총살형에서 사수들이 두번이나 사형수의 심장을 명중시키지 못해 총살집행을 3번씩이나 거듭하는 잔인한 사태도 발생한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나 날로 잔인해지는 범죄로 사형제도반대단체들의 호소는 설득력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테일러는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나 자신의 무죄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변호사를 해고하고 항고를 포기하면서 사형을 자청했다.유타주는 사형수들에게 집행방법을 선택토록 하고 있는데 그는 독물주사로 자신이 처형되는 것을 도마 위에 오른 물고기 신세에 비유하면서 총살형을 요청했다.그러나 유타주법에 따라 총살형 집행을 위한 사수들은 5명이 있어야 하는데 지원자가 없자 유타주는 지난해 12월 중순 전국에 사수를 모집한 끝에 간신히 10명을 모을 수 있었다.이를 두고 사형제도 반대단체들은 테일러가 유타주 사법부를 농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주정부측의 총살집행 강행처사를 비난하고 있다.유타주 총살형 집행은 5명의 사수들중 1명에게만 실탄을 장전시키고 나머지 4명에게는 공포탄을 줘 누가 쏜 총에 사형수가 목숨을 잃었는지 모르게 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현재 미국내 50개주 가운데 사형제를 채택하고 있는 주는 38개주에 이른다.이들 주정부들은 사형집행 방법으로 독물주사,교수형,전기의자 집행,총살형,독가스 집행 등 5가지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독물주사 방법을 실시하는 주가 모두 32개주로 가장 많고 전기의자 집행은 11개주,교수형이 4개주,독가스 집행은 7개주이다.

뉴욕시등 일부 대도시에서 최근 범죄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범죄의 양상이 흉폭화·조직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범죄와의 전쟁」 고삐를 늦출 수 없는 미국이 사형제도를 쉽게 폐지하지 않을 것만은 분명하다.<뉴욕=이건영특파원>
1996-01-2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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