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엘리트 교체와 총선정국(시론)

정치엘리트 교체와 총선정국(시론)

김석준 기자 기자
입력 1996-01-09 00:00
수정 1996-01-0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새해들어 정치권의 총선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다.12·12군사 반란과 5·18 내란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와 더불어 군사쿠데타로 얼룩졌던 과거청산이라는 역사적인 흐름속에 총선이 있게 되어 그 어느 때 선거보다 그 의미가 크다.특히 금년 총선은 97년 대선과 함께 과거청산이라는 소극적인 의미 뿐만 아니라 4년앞으로 다가온 21세기라는 새로운 인류 문명사적 전환을 맞이하는 엘리트를 선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역사적인 선택의 의미를 지닐 수 밖에 없다.이 때문에 각 정파는 국민에게 보다 많은 지지를 받을 후보자를 물색하느라 여념이 없다.

여당이 「세대교체」를 표방할 때 야당은 「세력교체」로 대응하고 있지만 모두 정치권의 「물갈이」를 통해 정치집단의 주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데에는 공감하는 듯하여 다행이라 생각된다.그러나 아쉬운 점은 기존 정치권이 스스로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보다는 부분적인 보완에 그치고 교체를 통해 충원될 새로운 정치엘리트들의 면면이 국민의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는 점이다.특히 일부에서는 자신들의 약점을포장하고 이미지 전환을 위해 영입후보를 「작식용」으로 악용까지 하고 있어서 안타까울 뿐이다.

진정한 과거청산과 21세기의 준비는 새로운 가치관과 비전을 지닌 새로운 정치집단이 확고히 자리잡을 때만이 가능하다.구청치인들이 여전히 권력의 중심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새인물을 개별적으로 영입하여 상징조작에만 활용할 때에는 새정치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그동안의 경험에서 수차례 확인하였다.참신한 인물이 가끔씩 여야정당에 영입되어 선거 때 이용되었으나 이들은 지역할거주의와 정당의 사당화에만 공헌한 「일회용」에 그치고 정치발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였음을 우리는 번번이 보아왔다.

이번 4월 총선에서는 정치엘리트의 교체가 전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과거 권위주의시대 5·16,10·17,12·12,5·17 등의 정변이 있을 때마다 인위적으로 추진된 정계개편이 권위주의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엘리트교체에 해당한다면 이번선거는 진정한 문민 민주주의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인적교체의 의미를 지녀야 한다.현정부출범이후 개혁과 과거청산작업이 국민적인 지지위에 추진되었지만 더 많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바로 이를 추진하는 엘리트집단이 「복지부동」이나 교묘한 방법을 통해 개혁과 청산에 저항해왔기 때문임을 국민은 주의깊게 보아야 한다.이점은 기존 여야정당 모두에 해당한다.특히 야당이 개혁을 위해 여당과 경쟁하는 대신 보수주의와 지역주의를 앞세우고 총선승리와 대권장악에만 몰두하고 있는 점은 역사와 민족에 큰 죄악을 저지르는 일이다.

이제 본격적인 총선정국을 앞두고 정치지도자와 국민은 새로운 결의와 다짐이 있어야 한다.첫째,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역사바로세우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여기에 걸맞는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엘리트들을 범국가적으로 영입해야 한다.득표에 유리한 인기인이나 과거정치인이 아닌 각분야의 대표성을 지닌 개혁적인 인재들을 「삼고초려」를 통해 대폭 영입해야 한다.필요하다면 단기적인 총선승리보다 총선패배를 통한 장기적인 역사에서의 승리를 과감히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야당들은 지역할거주의를 더이상 악용하는대신 개혁과 문민시대를 여는 방향으로의 건전한 경쟁을 하고 여기에 적합한 전문인사와 개혁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대권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5·6공등 구정권 관련인사를 영입하면서 야당끼리 보수경쟁을 벌이는 것은 「대권욕을 위한 역사후퇴」라는 역사적 죄를 범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셋째,국민이 제몫을 해야 한다.통합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등 정치개혁입법들이 정치제도개혁으로 정착하고새로운 역사를 담당할 올바른 엘리트들이 선거에서 뽑힐 수 있도록 지역주의나 감정적인 수준을 넘어 이성적인 정치참여활동이 있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조정과 개헌문제가 총선정국을 뜨겁게 하고 있다.일부 정치지도자들의 대권욕도 노골화하고 있다.이제 개혁적인 정치인들과 국민이 연대하여 새역사를 열어가야 할 때다.엘리트교체와 총선은 그 과정일 뿐이다.혼탁한 총선국면이 될수록 국민의 냉철한 주인의식과 참여활동이 더욱 절실하다.국민이 엘리트교체와 총선정국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1996-01-09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결혼식 생략?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 생각은?
비용 문제 등으로 결혼식을 생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노웨딩에 대한 여러분은 생각은?
1. 결혼식 굳이 안해도 된다.
2. 결혼식 꼭 해야 한다.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