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떡값」 오보 정정 보도

월스트리트저널 「떡값」 오보 정정 보도

서동철 기자 기자
입력 1995-11-28 00:00
수정 1995-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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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리들 「돈 안받기」 잘 지킨다”/“과거의 명절풍습 추측보도한건 유감”/문민정부 개혁 평가 기획물 함께 실어

『한국의 각료들은 재벌들로 부터 「떡값」을 받는다』고 보도했던 미국의 「월 스트리트 저널」신문이 우리정부의 강경대처 움직임에 밀려 27일자에 정정기사를 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 신문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키로 했던 당초 방침을 거두어 들이기로 했다.

주무부서인 공보처의 유세준 차관은 이날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며 『해외 유수 언론이 한국문제에 대한 오보로 정정기사를 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월 스트리트 저널이 「정정 및 부연」란에 실은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한국정부 대변인의 서한에 따르면 김영삼 대통령은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기업인들로 부터 한푼도 받지않고 있으며 각료 전원도 김대통령의 확고한 결의를 충실히 준수해 오고 있다.

일전에 본보는 명절때 떡값을 주고받는 한국사회의 전통으로 미루어 볼때 기업체는 올해 각료들과 관리들에게 금품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보도했다.동 기사는 한국각료들과 관리들이 실제로 그러한 떡값을 받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본보의 의도는 그러한 것이 아니었으며 그런 추측을 자아낸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면서 같은 날짜 1면 오른쪽 머리에 「한국에서 영웅으로 떠오른 민주주의」라는 제목으로 이례적인 대형 박스기사를 김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실었다.작성자는 지난 21일자에 문제기사를 썼던 한국특파원 스티브 글랜이다.그는 이 기사에서 『한국인들은 노태우전대통령의 비자금이 폭로될 수 있도록 주요개혁을 한 것은 30년만의 첫 민선지도자인 김대통령이라고 공을 돌리고 있다』고 한주일전의 오보를 만회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그는 이어 『정치가와 재계지도자들이 줄줄이 검찰의 준엄한 신문을 받게되자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는 새로운 정치세대에게 활기를 더해주고 있다』고 문민정부 개혁의 결과를 평가했다.

이 두 건의 기사는 윌 스트리트 저널이 우리정부에 내민 「패키지 타협안」인 셈이다.유차관은 이에 대해 『정정·사과의 뜻으로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밝혔다.법적대응은 오보임을 밝히기 위한 것인만큼 그에 상응하는 「실리」를 얻은 마당에 고소방침을 철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지 않느냐는 설명이었다.<서동철 기자>
1995-11-2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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