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관 공격에 담긴 경고/모스크바 타임스 9월15일(해외사설)

미 대사관 공격에 담긴 경고/모스크바 타임스 9월15일(해외사설)

입력 1995-09-19 00:00
수정 199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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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모스크바주재 미국대사관에 대한 공격사건은 분명 충격적이지만 아주 예상밖의 일은 아니다.아직 누가 무슨 동기로 그같은 일을 저질렀는지는 알 수 없다.나토의 세르비아계 공습에 대한 항의표시였을까.아니면 범죄집단들이 동료가 체포된데 대해 관계당국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표시한 것일까.아니면 미국입국 비자발급을 거부당한 어떤 시민이 저지른 소행일까.

누구도 자신있게 얘기할 수 없다.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미국,나아가 서방과 가진 밀월관계가 분명히 끝났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대신 강대국 지위를 조롱당한 러시아인들의 분노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미국 자본주의 진출의 첨병인 모스크바 중심가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점에 모여든 군중속에서 이런 분노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하지만 러시아인들은 소련해체뒤 서방으로부터 받은 대접에 실망한 나머지 다시 자기 내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오는 12월 총선에 출마채비를 갖추는 정치인들 역시 이런 민심의 변화를 잘 알고 있다.

이런이유로 발칸사태와 관련한 러시아의 정책이 각 정당들의 주요관심사가 되고 있다.의회 대표단들이 속속 보스니아로 떠나고 있다.정치인들로서는 경제회생보다는 러시아의 국제적 입지회복을 외치는 게 국민들에게 훨씬 손쉬운 약속이다.그리고 그 국제적 입지란 러시아가 더이상 외교일반,특히 보스니아사태와 관련해 서방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이라고 이들은 생각한다.

옐친대통령 역시 이를 알고 서방에 대해 「인종청소」 운운하며 위선적이고 히스테리컬한 비방을 퍼부은 것이다.아직 옐친은 서방으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릴 작정은 아닌 것같지만 적어도 그렇게 보이는 게 국내여론에서 유리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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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지배에 반기를 들기 위해서 러시아는 옛소련처럼 자기들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미대사관 공격은 그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총류탄을 쏜 자가 누구든 그가 노린 것은 하나의 경고였다.그것은 바로 미국도 러시아를 함부로 다룰 때는 제재를 받게 된다는 경고이다.
1995-09-1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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