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바다가 죽어간다/하늘에서 본 남해오염 현장

쪽빛바다가 죽어간다/하늘에서 본 남해오염 현장

남기창 기자 기자
입력 1995-07-28 00:00
수정 1995-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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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 양식장위에 기름덩이 “둥둥”/연안 백사장·절벽은 먹물로 칠한듯

「더 이상 쪽빛 바다가 아니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청정해역은 이미 바다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검붉은 색깔을 띤 채 죽어가고 있었다.복구하기에는 어렵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온 바다가 엉망진창이었다.

줄을 지어 이어진 시커먼 기름띠가 온 바다를 뒤덮었으며,수백군데의 양식장을 이미 점령해 버렸다.

사고 현장인 소리도에서부터 퍼지기 시작한 기름띠는 인근인 안도와 금오도를 거쳐 돌산도와 한려수도인 오동도 앞까지 연이어 있었다.

반경 80㎞ 안에 든 수백㎞의 해안선 곳곳은 이미 오염돼 버렸다.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연안 항·포구 곳곳의 백사장과 자갈 절벽 등 모두 기름덩이로 엉켜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광어와 우럭을 기르는 안도와 금오도의 수십군데의 가두리 양식장은 번질번질한 기름군이 침범해 먹물을 뿌려놓은 모습이었다.

유처리제를 뿌려대고 유흡착제로 기름덩이를 제거하는 단순한 수작업의 모습이 처연할 정도였다.이 엄청난 오염덩이를치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였다.

사고 현장에서 멀수록 더 많은 기름띠가 떠 다니고 있었다.30㎞ 정도 떨어진 돌산도 앞 양식장과 가두리 양식장도 푸른 물결이 넘실대는 모습이 아니었다.기름 바다였다.

특히 돌산대교 밑의 빠른 물살을 타고 흘러든 기름띠는 돌산 앞에 펼쳐진 수백㏊의 양식장을 망친 뒤 한려수도까지 뻗어있었다.

물결이 칠 때마다 밀려드는 기름띠를 제거하려는 소형 어선들의 모습이 안쓰럽게 보였다.

금오도와 돌산도의 유명한 하얀 백사장마저 기름을 부어놓은 모습이었으며 예년같으면 붐빌 피서철 관광객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청정 해역인 가막만에 흘러든 기름띠로 양식장은 이미 죽음의 바다로 바뀌어 있었다.<해경KA 32C헬기에서=남기창 기자·조종 김명옥·정경완경위>
1995-07-2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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