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는 「삼풍」 대책본부/김태균 사회부기자(현장)

대책없는 「삼풍」 대책본부/김태균 사회부기자(현장)

김태균 기자 기자
입력 1995-07-15 00:00
수정 199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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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기다리라” 피해자 문전박대 여전

14일 상오 7시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현장에 마련된 서울시 사고대책본부.

조카가 실종된 김종민(42)씨는 본부 사무실에 들렀다 돌아나오기 무섭게 담배를 빼 물었다.아마 격한 감정을 이겨내기 어려운 듯했다.

『실종자 가족들의 뜻을 대책본부에 전하러 갔는데 국장이라는 사람이 나오더니 「우리는 아무 권한이 없다.위에서 나가 있으라고 해 나와 있을 뿐」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김씨는 분이 풀리지 않는 듯 기자를 붙잡고 계속했다.『실종자가족회의에 서울시 관계자가 나와서 뭐라는지 아세요.「상부에 보고를 해야한다」「나는 아는게 없으니 나중에 이야기하겠다」로 일관합니다.2∼3일뒤에 답변이 오더라도 알맹이 없이 열심히 해보겠다는 것이 고작입니다』

회사원 황모씨(39)도 이날 새벽 사고 대책본부를 찾았다.사고가 나던 날 백화점 옆 주차장에 세워 놓았다가 부서진 승용차를 오늘은 꼭 가져가 고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얘기도 제대로 듣지않고서 무조건 잘 모른다는 겁니다.여기 가라,저기 가라….지금까지 허탕친 게 벌써 13번이에요.차 한대 빼내주는데도 이렇게 늑장을 부리니 실종자 확인작업은 오죽하겠습니까』 하루 아침에 「구걸아닌 구걸하는」 신세로 전락한 자기 처지가 딱하다는 황씨는 이날도 떠넘기기식 행정에 결국 허탕만 쳤다.

미리 예상이라도 한듯 『이번이 14번째』라며 애써 담담한 표정이었다.

『서울교대 체육관에서 무작정 기다리자니 답답해 현장 대책본부에 가서 상황을 물으면 「다 알아서 하고 있으니 기다리라」며 문전박대만 합니다』『답답해 죽겠습니다.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꼭 무시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민선시장 취임후에는 뭔가 달라질 줄 알았더니 똑같습니다』­사고 대책본부를 바라보는 실종자가족과 피해자들의 한결같은 불평이다.조금도 예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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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7-1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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