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신생극단 “출생신고 붐”/“연극 중흥­관객 확보”내걸고 출발

새봄 신생극단 “출생신고 붐”/“연극 중흥­관객 확보”내걸고 출발

입력 1995-04-19 00:00
수정 1995-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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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연극인 주축 「인·혁」/탤런트 유인촌 극단 창단/연출가 김철리씨 「비파」/이만희·고인배씨의 「만」

올봄 연극계에 신생극단 창단이 붐을 이루고 있다.올초 20대 중·후반의 젊은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극단 「인·혁」이 창단한데 이어 인기 탤런트 유인촌씨가 지난 달 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유인촌 레퍼토리」 창단을 발표했다.이어 중견연출가 김철리씨가 극단 「비파」를,30대 초반의 젊은 연출가 채승훈씨가 극단 「창파」를 각각 창단했고 화제작 「불좀 꺼주세요」의 작가 이만희씨와 연극배우 고인배씨도 최근 의기투합해 기획 「만」을 창단하는 등 극단의 출생신고가 줄을 잇고 있다.

중심 인물의 연령이나 활동분야,공연 방향은 각기 다르지만 좋은 연극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수준있는 관객을 확보하고 불황에 빠진 연극계를 중흥시켜 보자는 것이 새 극단들의 공통된 창단목표.이들은 의욕적인 창단무대를 마련,지나친 상업주의와 구태의연한 제작태도로 일관해온 기존 연극계에 자극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간 혁명」의 준말로 극단명칭을 택한 「인·혁」은 연출가 이기도씨를 비롯해 작가,배우,스태프 모두 20대 중·후반의 신진으로 구성된 젊은 극단.지난달 학전소극장에서 50년대 말 유랑서커스단을 배경으로 한 창작극 「곡마단 이야기」(이해제 작·이기도 연출)를 올려 소외된 삶을 따뜻한 인간적 시각으로 접근했다는 평을 들었다.

유인촌 레퍼토리는 아예 처음부터 『「큰 연극」만 하겠다』고 밝혀 연극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유씨는 『너도 나도 극단을 창단하는 것에는 기본적으로 반대입장이지만 지금의 연극계 현실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창단하게 됐다』면서 『조명이나 캐스팅,세팅 등 모든 것이 제대로 된 연극으로 연극계의 총체적 불황에 정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유 레퍼토리의 창단공연작은 이윤택 작·연출의 「문제적 인간 연산」(6월16∼30일·동숭홀).유인촌 이혜영 김학철 정규수 황혜영 등 호화캐스트에 2억1천만원의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되는 정통 대형극이다.유씨는 우리 사극을 개발,외국에 소개도 하고 셰익스피어 정통극에 대한 재해석 작업등을 기획중이다.

정통 사실주의 연극을 추구해온 연출가 김철리씨가 창단한 극단 비파는 「진지한 관객을 위한 세계명작 연극만들기 운동」을 첫 사업으로 전개키로 했다.창단 공연작으로 아돌 후가드 원작의 「메카로 가는길」(5월3∼28일·성좌소극장)을 준비중이며 후속으로 입센의 「존 가브리엘 보크만」,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등 역시 묵직한 연극을 선보일 예정이다.

「쌍시」「햄릿머신」「거미여인의 키스」등으로 역량을 인정받은 연출가 채승훈씨가 창단한 극단 창파(창조를 위한 파격)는 극단 명칭이 뜻하는 바와 같이 진보적인 순수공연을 펼쳐나갈 계획.

기획 만은 이만희 원작의 「그래 우리 암스텔담에 가자」를 배우·작가 공동연출로 지난 5일부터 동숭동 인간소극장 무대에 올려 인간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고급스런 연극이라는 평과 함께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함혜리 기자>
1995-04-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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