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특정직업 노골적 비하

TV드라마/특정직업 노골적 비하

박상열 기자 기자
입력 1995-04-01 00:00
수정 199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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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기자 실상 의도적 왜곡… 방송위 제재 검토/PD비리 사건후 대본에 없는 대사 삽입/제작진 사적인 불만 표출 “공정성 위배”

최근 일부 TV드라마에서 특정직업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있어 방송위원회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방송위원회는 이번 주에 이를 주요 심의 안건의 하나로 상정했다.

최근 드라마에서 비하가 잦은 직업은 경찰과 기자.드라마에서 이 두 직업,특히 기자에 대해 별다른 이유없이 비하하거나 노골적인 감정적 욕설을 퍼붓는 대사가 등장하는 경우가 잦은 것이다.이는 의사등 일부 직업을 실상과 다르게 묘사해 심각한 문제가 되었던 과거의 악습이 되살아난다는 점에서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대표적으로 나타난 드라마는 서울방송(SBS)의 수목드라마 「사랑은 블루」.이 드라마는 작가의 의도와도 관계없이 대본의 줄거리가 일방적으로 고쳐진 가운데 특정직업을 비하해 방송국 내에서도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지난 23일 방송된 것으로 살인자로 몰린 주인공이 경찰의 심문을 받으면서 『쓰레기같은 기자자식이 떠벌인 것을 갖고 사람을 이래도 되는거냐』고 말하자 담당 형사가 『나도 기자자식들 안 믿어』라고 맞장구치는 장면이다.드라마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 『XX자식』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등 드라마의 흐름상 전혀 필요없는 의도성 욕설이 시청자들을 낯 뜨겁게 했다.줄거리도 기자는 사건을 잘못 보도하고 경찰은 주인공을 일방적으로 범인으로 몰아 수사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작가는 『나의 대본에는 이런 장면은 전혀 없었고 기자와 경찰이 등장해 주인공이 살인혐의 조사를 받는 줄거리도 없었다』고 밝히고 있다.등장인물이 죽는 원인은 본래 대본에는 심장마비였고 타살의 혐의가 있는 머리의 타박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제작진이 작가도 모르게 이러한 장면과 줄거리를 일방적으로 넣었다』는 것이다.이 장면과 대사를 연기한 주인공역 연기자가 놀라 작가에게 연락을 하는 바람에 뒤늦게 알았다고한다.

작가는 『창피하니 차라리 내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면서 『정식으로 문제를 삼을 생각』이라고 밝히고 있다.

같은 S­TV의 주말 드라마 「이 여자가 사는 법」은 지난달 26일 방영분에서 PD가 자신의 드라마를 비판한 신문기사를 보고 『새파란 방송기자가 뭘 안다고 자기 맘대로 쓰는거야』라며 기자에 대한 불만을 걸쭉한 욕설과 함께 늘어놓는 장면을 방영했다.이 역시 드라마의 흐름상 불필요한 장면이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사례는 PD비리수사와 이 사건이 보도된 뒤부터 나타나고있어 방송제작자들이 사사로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방송가에서는 지배적이다.

사실 지난 2월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모래시계」의 경우도 PD비리 사건이 보도된 뒤부터는 기자들을 부패한 정권의 일방적 하수인 또는 조직폭력배와 유착된 듯 보이게하는 장면,여기자를 등장시켜 기자상을 실상과 다르게 묘사하는 장면등을 수차례 내보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이러한 일부 드라마의 경향과 관련,방송관계자들도 『방송의 공익성을 고려한다면 사적인 감정으로 방송인의 신뢰와 품위를 떨어뜨리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말하고 있다.<박상열 기자>
1995-04-0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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