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 사건의 종결(해외사설)

록히드 사건의 종결(해외사설)

입력 1995-02-28 00:00
수정 1995-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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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재판소에서 록히드사건의 핵심인 「총리의 범죄」가 확정됐다.총리가 미국회사로부터의 항공기 구입을 둘러싸고 5억엔의 뇌물을 받았다고 하는 전례없는 사건의 재판은 오랫동안 일본의 정치와 사회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최고재판소의 판결에서 주목되는 것은 「촉탁심문조서」의 증거 능력을 배제한 것이다.록히드사 간부로부터 증언이 필요해 검찰당국이 이들을 기소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미국의 재판소에 의뢰해 받아낸 촉탁심문 증언에 대해 최고재판소는 『형사소송법상 규정이 없으므로 증거로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절차의 엄격성을 지키는 것은 형사재판의 본령이다.그러나 사건의 최종 결말까지 20년 가까이 걸렸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주역은 사거했고 정치상황도 변해 판결이 갖는 중요성이 훼손되고 말았다.

돌이켜 보면 다나카 전총리는 기소된 뒤에도 파벌 의원 수를 늘리면서 정계의 실권을 장악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려 했다.권력자라고 하더라도 법에 저촉되면 죄를 묻게 된다.전총리의 체포와 1·2심에서의 유죄판결은 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유지시켰다.최고재판소 판결은 이 당연한 일을 역사적 사실로 확인시켜 주었다.

한편 형사피고인인 다나카 전총리의 정치지배를 허용한 것이 정치와 사법의 존재 방식을 왜곡시켜 온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다나카 전총리는 의혹에는 답하지 않은 채 그저 결백만을 주장했다.이러한 자세는 그 뒤의 의혹 사건에서 많은 정치인들이 답습했다.그 결과 정계의 부패를 바로잡는 일은 검찰이 짊어지는 형태로 되고 말았다.

최근 정계를 둘러싼 사건은 광범위하고 일층 복잡하게 됐다.뇌물성이 엷어지고 수뢰죄의 성립이 어려워지고 있다.정치의 부패는 넓고 깊게 진행되고 있지만 사건 적발은 국민이 기대하는 만큼 진행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불행한 상황으로부터 빠져나오는 것은 우선 정계가 의혹을 갖고 있는 정치인의 정치 책임을 명확히 해 자정력을 발휘하는 것이다.정치인,특히 다나카 전총리를 지지해온 사람들은 이제 한번 더 다나카 전총리의 정치지배가 얼마나 쓸데없는 에너지를 치르도록 했는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이것은 우리 유권자들의 책임이다.<아사히 신문 2월 23일>
1995-02-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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