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교서(외언내언)

연두교서(외언내언)

입력 1995-01-27 00:00
수정 1995-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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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는 연초 대통령이 상·하 양원합동회의에서 교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대통령이 1년간 펼쳐나갈 국정구도를 국민앞에 밝히는 정치행사다.미국의 정치행사가 다 그러하듯 연두교서발표도 하나의 축제다.

24일밤(한국시간 25일상오) 행한빌 클린턴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도 폭소와 기립박수가 수없이 이어지는 축제의 장이었다.대통령의 반대당인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회에서의 풍경이다.지난 92년 직접 보았던 조지 부시대통령의 연두교서발표를 잊을 수가 없다.그때에도 대통령의 반대당인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었으나 부시대통령은 연설도중 무려 22번이나 연설을 중단해야만 했다.환호와 기립박수 때문이었다.

미국의 연두교서발표는 초대 조지 워싱턴대통령때부터 이어져 오는 미국의 오랜 정치전통이다.대통령이 직접 의회에 나가 읽는게 보통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만성 두통에 시달렸던 제3대 토머스 제퍼슨은 대독을 시켰으며 단임으로 끝난 지미 카터대통령은 마지막해 선거에서 패배한 충격을 이기지못해 의회에 나가지 않고 교서를 문서로만 양원에 내고 마는 예도 남겼다.

도중하차한 제럴드 포드대통령은 선거에 패배한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마지막해 연두교서를 읽으며 눈물을 흘린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도 연두교서의 역사가 없는게 아니다.고 박정희대통령이 64년부터 67년까지 연초 국회에 나가 연두교서를 발표했다.초대 이승만대통령은 국회에서 대통령치사라는 것을 했고 「5공」의 전두환대통령은 국정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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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서가 됐든 치사가 됐든 우리나라에서는 축제가 되지 못했다.그것은 우리 정치사의 불행이라 할 수 있다.여유와 관용이 허락될 수 없었던 상황 때문이다.이제부터 축제의 정치를 만드는 것도 정치 선진화및 세계화의 필수 과제다.
1995-01-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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