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엽서 모으기/미에 동호인 6만­취미클럽 1백개

우편엽서 모으기/미에 동호인 6만­취미클럽 1백개

유상덕 기자 기자
입력 1995-01-24 00:00
수정 1995-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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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적게 들여 각국풍물 감상”/6·25참전용사 한국엽서 7천장이나 수집

돈을 별로 들이지 않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풍물을 접하면서 수집벽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우편엽서모으기」가 미국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미국 뉴 저지주 모리스타운에 사는 데이비드 코베트(36)는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을 포함해 모리스타운의 풍경을 담은 엽서를 6백장쯤 갖고 있다.그래서 그는 이제 이 도시에서 1910년대의 모리스타운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됐다.

펜실베이니아주 노드에 사는 제임스 루이스 로(65).한국전 참전용사인 그는 한국우편엽서를 7천장이나 수집,한국우편엽서 최대 소장자로 꼽힌다.그는 이것들을 모으는데 3만달러(2천4백만원)쯤 들었다.

로가 모은 것은 현대 서울의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일제 지배하에 만들어진 오래된 것들이었다.한국인은 게으르고 일본인은 문명화된 것으로 묘사한 것이 대부분이다.특히 한국인이 술에 취해 술병을 땅바닥에 내팽개친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묘사한 것도 있다.

해방이후 한국은 일본이발행했던 수십만장의 엽서를 없애 버렸다.그러나 전후세대는 그들의 과거의 일부로서 이러한 옛 우편엽서들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

로가 지난91년 한국에서 우편엽서 전시회를 열었을 때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다.로는 다른 종류의 엽서들도 모으고 있으며 「표준 우편엽서 목록」등을 포함,여러권의 우편엽서 관련 서적을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6만명가량이 엽서를 모으고 있고 전국적으로 약1백개의 수집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비싸게 팔린 우편엽서는 「아르 누보」작가 알퐁스 뮈샤가 도안한 것으로 1990년 1만3천5백달러(1천80만원)에 매매됐다.

1900년부터 1920년까지의 미국우편엽서 역사를 저술한 앤드리어스 브라운은 『그 취미의 아름다움은 태양아래 있는 모든 사물과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편엽서 수집을 예찬했다.

우편엽서는 뒷면에 글씨가 씌어 있으면 가치가 깎인다.일부 예외도 있다.마릴린 먼로나 시어도어 루스벨트대통령과 같은 이의 서명이 담겨 있는 엽서는 명사들의 친필을 모으는 사람들 덕택에 수천달러씩에 팔리기도 한다.

일부 수집가들은 그들이 모은 엽서를 발행처나 도안가별로,또는 주제나 지역별로 분류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 열성수집가들은 또한 엽서의 사회적·역사적 의미를 탐구한 서적등 우편엽서관련 서적등을 두루 섭렵,우편수집 이론에도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유상덕기자>
1995-01-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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