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의 세계화/김석준 이대교수·정치행정학(시론)

정당의 세계화/김석준 이대교수·정치행정학(시론)

김석준 기자 기자
입력 1995-01-10 00:00
수정 1995-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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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 세계화를 향한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대통령이 세계화를 국정목표로 제시하고 민자당도 이를 뒷받침하고자 당의 개혁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더욱이 금년에는 4대 지방선거까지 앞에 두고 있어서 민자당의 개혁을 향한 노력은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한 여론조사에서 한국의 정치현실에 대해 응답자의 79%가 불만족을 표시하고,세계화에 가장 뒤떨어진 분야로 정치부문을 지적하고 있는 점은 정치인들의 뼈를 깎는 자기반성과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함을 말해주는 것이다.특히 기존정당에 대해 「선호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64.%나 되고 민자당 19.1%,민주당 13.2% 및 신민당 2.8%의 낮은 정당지지도를 보이는 점은 민주주의의 앞날을 어둡게 하는 일이다.

지난 역사의 잘못된 점은 차치하고 현 정당의 법과 제도,인적자원,집행과 운영,그리고 의식과 관행에 걸친 광범위한 문제들이 극복되지 않고는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뿌리내릴 수 없을 것이다.

정당의 세계화도 여기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첫째,정당법이나정당관련 제도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바꾸어야 한다.선진민주주의 국가의 경우에도 미국식과 영국식과 같이 서로 다른 유형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에 차이가 있다.이들의 제도를 참고하되 우리에게는 중앙당과 지방당의 문제,정당원의 자격,정당내부조직,당내민주주의,정책개발기능,지역정당문제,공직후보선출방식 등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먼 앞날을 바라보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미래의 정치는 권력정치가 아니라 생산적인 생활정치를 중시하고 인간다운 삶,함께하는 삶 및 자유로운 삶을 지향하는 민주공동체 완성을 목표로 삼는다.중앙정치나 지방정치와 같은 국경내의 정치만이 아니라 국경을 초월하는 세계정치 또는 정치의 세계화가 급속히 추진되고 있다.환경,과학기술,인적교류등에 있어 지구촌화가 실현되면서 정치의 세계화도 가시화되고 있는만큼 이를 담당할 정당의 세계화는 더욱 중요한 과제이다.

국민정당과 정책정당을 추구함으로써 정당의 토착화를 실현함은 물론 정치세계화의 주체로 정당이 제몫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제도를지녀야 한다.권력유지를 위한 중앙당중심의 권위주의적 정당체제가 아니라 의회중심의 당기구개편,책임있는 생활인 중심의 정당원 확보제도,국민에 파고드는 여론수렴장치와 지방당의 자율성보장,당직경선제도,여성정치인참여할당제도,의원개인의 자율성보장제도,선진외국 정당과의 상시적 교류체제 등을 폭넓게 확보하여 책임정치의 민주정당으로 제도적인 개편을 이루어야 한다.

둘째,정당의 인적자원을 세계화하여야 한다.기존 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매우 낮음을 주의깊게 보아야 한다.국회의원에 대해 전문성 불만 66.0%,청렴성 불만 80.1%,성실성 불만 66.8%,미래지향성과 개혁성 및 대민봉사성에 대해 7할이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하고 있음은 심히 염려되는 일이다.국회의원이 의원외교보다는 해외관광에서 물의를 빚는 일이 많고 지방의회의원의 외유가 사회적인 문제로 제기되고 있음은 정치인의 자질이 세계화에 걸맞지 않음을 보여준다.새롭고 유능한 사회각계의 전문인들이 쉽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의 내부개혁과 대안세력이 될 시민단체의활성화 역시 동시에 필요하다.여성과 생활인의 적극 참여와 더불어 기존 정계의 개편과 부분적인 「물갈이」도 병행해야 한다.

셋째,정치인의 의식과 관행의 세계화가 필요하다.개인중심의 파벌이나 인맥을 중시하고 선거구민의 관혼상제에 모든 노력을 빼앗기는 것에서 탈피하여 긴박하게 변화하는 세계를 앞서가는 안목과 세계화된 의식을 바탕으로 생산적인 정치인이 되어야 하겠다.정치는 앞서가는 기업의 세계화를 뒷받침 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집행과 운영에서 세계화와 지방화가 조화롭게 추진되어야 한다.지킬 것과 버릴 것,새로 도입할 것을 잘 가려 정치의 경쟁력을 높이고 자율화·인간화 및 지방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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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의 세계화는 제도·인적자원·의식및 운영이 함께 개혁될때 성공할 수 있다.정치가 세계화의 걸림돌로 남아있지 않고 개혁의 주체로 바로 서길 기대한다.
1995-01-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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