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주부 홍콩쇼핑 극성/“70∼80% 세일” 소문속 출국행렬

부유층 주부 홍콩쇼핑 극성/“70∼80% 세일” 소문속 출국행렬

입력 1994-12-25 00:00
수정 1994-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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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제품 의류·보석 “싹쓸이”/계까지 조직… 항공권 한달치 매진/김포세관,오늘부터 짐검사 강화

최근 일부 주부가 「홍콩쇼핑」에 극성을 부리고 있다.특히 연말연시를 맞아 홍콩의 바겐세일이 이어지면서 일부 부유층주부는 「홍콩계」까지 조직,「떼거리」로 몰려가 홍콩의 쇼핑가를 누비며 유명브랜드 의류및 보석류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부들의 해외보따리쇼핑이 유행하면서 이같은 행태가 신혼여행객과 상인들에게로 급속히 확산,갖가지 부작용과 함께 제품의 하자로 인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김포세관은 연말연시를 맞아 이같이 명절수요를 겨냥한 「보따리장수」들의 입출국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25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한달동안 해외여행자 휴대품에 대한 검사를 강화키로 했다.

세관은 지난해 3월부터 휴대품간소화조치시행으로 전체 여행자의 10%정도에 대해 실시하던 휴대품검사비율을 이날부터 20%로 높이고 우범성 여행자에 대해선 예외없이 짐검사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세관은 특히 세관직원들과 짜고 「보따리장수」들이 반입금지품목 등을 들여올 것에 대비,이 기간중 자체 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는 1천12명의 「보따리장사」여행자들에 대한 짐검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홍콩이 이처럼 쇼핑열광장소가 된 것은 면세지역으로 제품이 10∼30%싼데다 9월말∼10월초,12월말∼2월중순 두번 있는 바겐세일시 의류제품의 경우 최고 70∼80% 가격을 인하,2박3일 일정이면 비행기삯까지 「뽑는다」는 인식이 퍼진 데 있다.또 7일내 관광이면 무비자입국이 가능하고 세일기간중 센트리홍콩호텔등 각 호텔이 가격을 인하,한국인의 쇼핑을 부채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부분은 홍콩만 2박3일 일정으로 다녀오는 「똑딱여행」을 선호하나 인도네시아·싱가포르·태국 등을 거치는 「패키지해외여행」을 통해 싹쓸이쇼핑을 하기도 한다.

홍콩만 다녀오면 비행기삯은 왕복 32만원선이며 다른 동남아국가를 낄 경우 60만원선이다.

홍콩관광협회 한국사무소에 따르면 각 여행사에는 세일폭이 가장 큰 1월을 앞두고 홍콩에 가려는 사람들의 상담건수가 2배나 늘었으며 또 한국∼홍콩행 비행기편도 대한항공의 경우 12월말부터 1월초까지 전좌석이 매진됐다.

한국관광공사 홍콩지사의 한 관계자는 『소니아 니켈·에스카다·지방시·아큐아스 큐텀 등 유명상표를 유난히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국내에서는 가격이 높아 엄두를 못내는 의류를 한꺼번에 수십벌씩 사가는 모습이 2∼3년전부터 굳어진 풍경』이라며 10여년전 일본 「코끼리밥통」쇼핑관광 유행을 다시 보는 것 같다고 개탄했다.

한국쇼핑객들이 홍콩에 대거 몰림에 따라 홍콩센트럴 퀸,데부거리,구룡지역 오션터미널등 쇼핑가의 면세점등에서는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점원까지 배치,쇼핑객들을 맞고 있다.

순수관광을 목적으로 홍콩에 간 여행객들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관광일정을 취소하고 택시를 대절,쇼핑가를 훑고 있다.

지난해 1월 홍콩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김모씨(29·여)는 『한나절 택시 대절요금이 3백홍콩달러(3만원)밖에 안돼 관광객 대부분이 관광을 취소하고 택시를 타고 쇼핑으로 대신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김민자 교수(의류학과)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시작으로 의류업계의 무한경쟁이 예고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소비자의식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김수정기자>
1994-12-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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