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병 약물치료 길 열린다/미서 「심바스타틴」 개발… 임상실험

심장병 약물치료 길 열린다/미서 「심바스타틴」 개발… 임상실험

박건승 기자 기자
입력 1994-12-06 00:00
수정 199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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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치 낮춰 사망 42% 줄여/“관동맥수술이 최고 치료법” 옛날일 될듯

심장병을 수술하지 않고 약물요법으로만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인가.

심장병 환자가 유난히 많은 미국인들은 요즘 혜성처럼 등장한 한 약물이 자신들을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시켜줄 것이란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다.

지난주 댈러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학술대회에서 「심바스타틴」이란 약물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춰 심장병으로 인한 치사율을 줄여 준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보고된 뒤 미국 언론들은 이를 대서특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에 따르면 스칸디나비아 연구팀이 심장병환자 4천5백명에게 심바스타틴을 매일 투여한 결과 혈중 저밀도지단백(LDL)치가 평균 35% 떨어진 대신 고밀도지단백(HDL)치는 8% 상승했다는 것이다.몸에 이로운 콜레스테롤인 HDL과 달리 LDL은 관상동맥 내강에 지방층을 이뤄 혈액통로를 봉쇄,심장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콜레스테롤이다.

이 연구에서는 또 심바스타틴을 매일 복용한 심장질환자들의 경우 이 약물을 쓰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사망률이 42% 남짓 감소했으며 병원에 입원해 수술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이 약물을 복용한 환자들은 물론 금연과 식이요법등 심장병을 악화 시킬 수 있는 요인을 철저히 통제했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현재 심바스타틴은 미국 머크제약사에서 「조코르」라는 이름으로 시판되고 있는데 앞으로 제약사들 사이에서 이를 상품화하는 노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수치와 밀접한 관련을 지닌 심장질환의 치료에 지금까지 약물요법이 전혀 쓰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다만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을 써도 심장발작만 줄일 뿐 사망률을 줄이는데는 효과가 전혀 없어 의사들은 약물사용을 사실상 포기했던 것이다.더구나 기존의 약물을 복용하려면 1년에 10만달러(약8천만원)라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돈만 허비하고 만다는 비판도 따랐다.즉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복용해서 심장병을 치료하는 것이 매우 간편하면서도 이상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심장병을 치료하는 수단으로는 좁아진 동맥내강을 넓히는 수술이나 또는 인위적으로 혈액통로를 만들어주는 「관동맥 바이패스(우회술)」수술법이 가장 널리 쓰여 왔다.관동맥바이패스법이란 도로에 우회로를 만들듯이 좁아진 관상동맥부위에서 말초(혈액이 흐르는 하류영역)까지 새로운 혈관을 연결하여 충분한 혈액이 흐르도록 하는 수술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술법도 환자의 고통 및 만성피로감을 경감시키는 효과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명을 3∼4년밖에 연장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갖는다.

미국 심장병학회 수잔 오파릴회장은 『심바스타틴이 LDL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효소의 생성을 완벽히 차단,기존의 다른 약물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약효를 발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제 약물요법으로 심장병을 정복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박건승기자>
1994-12-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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