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번역 뮤지컬 자존심 대결

창작·번역 뮤지컬 자존심 대결

김종면 기자 기자
입력 1994-09-03 00:00
수정 199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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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신화 2001」/「웨스트사이드 스토리」/서울시립가무단·극단 신시 「뮤지컬 컴퍼니」 각각 무대에/황금…/고구려 건국신화 재해석… 랩·탭댄스 볼만/웨스트…/신애라·허준호·윤복희 등 대중스타들 출연

순수 국내뮤지컬과 정통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서울시립가무단(단장 이의일)이 10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무대에 올리는 「황금신화 2001」과 극단 신시 「뮤지컬컴퍼니」(대표 김상렬)가 14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화제의 무대.

「황금신화…」는 고구려 건국신화인 금왜신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담고있는 작품.지난 86년 「쉘부르의 우산」이후 10년 가까이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만 몰두해온 연출가 권재우씨의 뮤지컬 컴백무대로 작곡과 안무는 뮤지컬「넌센스」「산너머 고개넘어」에서 호흡을 맞췄던 정대경 박상규씨가 각각 맡았다.

배경은 서기 2001년의 미래도시.신화속에만 묻혀있던 황금개구리(금왜)가 유전공학자 한노마의 연구에 의해 고고지성을 울릴 즈음,도시 곳곳에서는 오만에 가득찬 축제가 벌어진다.그러나 곧바로 도시에는 괴질이 발생해 환경오염이 극에 달하고 그 원인은 바로 황금개구리 때문으로 밝혀진다.이에 과거로부터 황금개구리를 따라온 동명성제는 그를 다시 신화속으로 돌려보내려 하고 시장은 금와를 사살하려 든다.마침내 자신의 연구가 실패작이라며 좌절에 빠져있는 노마,그 앞에 황금개구리가 나타나 인간의 미래에 대한 정문일침의 경고를 남긴다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다.

생명공학이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는 2001년의 도시를 상정,황금개구리의 입을 통해 미래문명의 병적 징후와 인간지식에의 과도한 믿음 등을 고발하는 건강한 주제의식이 돋보이는 우화적인 작품이다.솔로를 포함한 31편의 창작곡과 10편의 삽입곡이 소개되며 20여명의 배우가 추는 탭댄스와 랩댄스의 신나는 율동은 무거운 극의 내용을 한결 경쾌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주인공 한노마 역은 박성찬씨가,동명성제와 금와대왕 역은 시립가무단의 수석연기자인 이흥구·이성훈씨가 열연한다.

아더 로렌츠 작·김상열 연출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90년 서울 롯데월드 예술극장 공연 당시 1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을 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중적 레퍼토리.나탈리 우드 주연의 60년대 영화로도 올드 팬들의 기억에 생생한 이 작품은 전편에 흐르는 레오나드 번스타인의 주옥같은 음악이 극의 분위기를 압도한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각색한 「웨스트…」는 미국 뉴욕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이탈리아 이민계 청년들과 푸에르토리코 젊은이들의 폭력과 우정,사랑을 밀도있게 그려낸다.이번 무대의 강점이자 약점은 대중스타들을 주연급 연기자들로 대거 기용,스타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여자 주인공 마리아 역은 탤런트 신애라가,건달패의 우두머리인 베르나르도역 역시 탤런트 허준호가 맡았다.이밖에 중견연기자 최주봉,가수 윤복희 등이 출연하며 뮤지컬 전문배우로는 남경주 이경미 한진섭 등이 나온다.서울 팝스오케스트라(상임지휘자 하성호)의 라이브 연주가 극을 받쳐주며 안무 총감독 설도윤씨는 재즈발레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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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9-0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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