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일반인에 필요한 정보 제공

서울 종로구 인사동 신탁은행 건물 5층 한권미술자료관.

「자료관」이름을 붙이기엔 다소 협소한 20평 남짓한 공간이지만 사방 벽면에 미술 자료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어 흔치않은 자리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큐레이터 이한권씨(33)가 지난 5일 문을 연 이곳은 인사동은 물론 화랑들이 대거 몰려있는 강남 청담동등을 통틀어 일반인이 손쉽게 이용할수 있는 미술자료관이 처음으로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미술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지난 70년도부터 현재까지 열렸던 각종 전시회 카탈로그의 90퍼센트에 해당하는 3만여권과 국내외 미술도서·화집 3천여권,슬라이드 2천점,논문집 2백여권,미술정보지 5백여권등 소장 자료가 방대한 것도 미술관계자들이 눈여겨보는 이유중의 하나다.

그동안 작가와 화랑등 미술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전시회나 작가·작품파악등 미술정보 수집에 필요한 자료 제공처의 절대부족을 불만스러워했던게 사실이다.

현재 이같은 미술 자료를 접할수 있는 장소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자료실을 비롯해 예술의전당 미술자료관,대학로 디자인포장센터 자료실,대우학술재단 자료실,연희 조형관등을 들수 있지만 대부분 직접적인 미술활동과는 멀리 떨어져있어 사실상 이용이 용이치 않았던 실정이었다.

최근 문을 연 한권미술자료관이 「미술정보의 대중적 접근을 돕는다」는 서비스차원을 강조하고 있는것은 바로 이때문이다.

『서양화를 전공한 대학시절부터 각종 전시회를 빼놓지 않고 돌아다녔습니다.개인적으로 자료수집에 몰두하다보니 적지않은 양이 모였고 자료 수요자는 많은데 의외로 공급이 부실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껴 화랑이 밀집한 지역에 미술자료실을 열기로 마음을 다졌지요.』

큐레이터를 시작한 지난 89년부터 자료관 건립에 본격적으로 나서 실제로 소규모이긴 하지만 청년미술작가연구회를 비롯해 아그누스미술관,후인갤러리,갤러리 터등 전속화랑 8군데를 옮겨다니며 화랑 한귀퉁이에 미술자료실을 열어오던중 지난 5일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는게 이한권씨의 설명이다.

문을 연지 열흘정도가 지났지만 반응은상당히 좋은편.

개관소식이 알려지면서 개인 소장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알려오는 사람들이 늘고있는것.

한권미술자료관은 민간 차원의 정보교환및 자료조달작업에 앞장서는 한편 앞으로도 폭넓은 자료확보와 함께 3개월에 한번 정도씩 미술관련 슬라이드와 비디오감상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김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