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도시에서는 폐허처럼 되어가는 성당이나 교회건물을 종종 볼수 있다.과학기술이 발달되고 온갖 물신이 지배하는 「발전된」사회일수록,인간의 영성은 그만큼 피폐해 가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동아시아 끄트머리의 한반도 남쪽에서는 사정이 다른것 같다.남들도 놀라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종교인구가 도리어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정신,심리구조는 분명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부가 작년 9월말에 펴낸 「한국의 종교현황」이라는 책자를 보면 한가지 흥미있는 수치를 찾아 볼 수 있다.92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여러 종교단체들이 제출한 자료집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각종 종교의 신도수는 총 6천6백여만명에 이른다.이것은 우리나라 총 인구수 보다 약 2천2백만명을 넘는 숫자다.
이같은 숫자가 무엇을 말해 주는지는 접어두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종교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
급속한 경제·사회적 변화의 과정에서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이 종교에 의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특히 이들 가운데에는 신흥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예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드시 이들 소외된 사람들만은 아닐 것이다.극심한 경쟁 속에서 나름대로 세속적 성취를 이룬 중간층 이상의 사람들 가운데에도 그 성취 만큼이나 커다랗게 다가오는 정신적 공허를 종교를 통해 극복하려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뿐만이 아닐 것이다.어느 정도 자기것을 갖게된 사람들의 더 큰 몫을 차지하기 위한 이기심이 종교를 찾는 것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물론 이같은 세속적인 풀이만으로 종교의 세계를 전부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어떻든 다종교적 상황속에서 종교인구가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현상은 특별한 것임에 틀림 없다.
최근 한 종교연구가의 피살 사건을 계기로 종교문제가 새삼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근래의 보도를 보면 종교문제 가운데에도 특히 사이비종교의 문제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종교전문가들이 사이비종교의 특징들을 열거하는가 하면,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이비종교 집단의 위법행위에 대해 전면 수사를 펼칠 것이라고 한다.
사이비종교의 창궐은 우리 사회의 병리적 현상임에 틀림 없다.지금까지 회피해왔던 이 문제를 그야말로 「개혁」의 차원에서 「엄단」하는 작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종교문제가 반드시 사이비 종교만에 국한된 것인가.기성종교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가.
사회적 시각에서 보아 우리나라 기성종교에 대해 던지지 않을수 없는 가장 큰 문제는 그 재산적 측면이다.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우선 우리의 전체적인 경제력에 비해 너무나 막대한 재산이 종교단체에 투입되어 있는 것은 아니가.뿐만 아니다.그 엄청난 재산이 과연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일까.너무 많은 재산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쓰이거나 묻혀 있는 것은 아닌가.
성직자들의 세금 문제만 해도 그렇다.소득세를 내는 일은 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부담해야 할 기본적 의무다.일부 예외적인 사례가 있다고 들었지만,아직도 대부분의 성직자들은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과연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일까.
소득세만이 아니라 종교단체에 대해서는 그밖에도 부동산 관련의 조세등 여러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고 한다.법제상 공익법인의 하나로서 종교법인에 대해 특별한 취급이 인정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지만,법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에도 사실상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면 이것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최근에 국가경쟁력 강화가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사회복지의 측면은 소홀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종교단체에 들어가는 엄청난 재산의 상당 부분이 사회복지를 위해 쓰인다면 세속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얼마나 보람된 일이 될 것인가.종교단체의 자율적 노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그 재산문제에 대한 입법적 대응을 강조해야 하지 않겠는가.<한양대교수·법학>
그러나 동아시아 끄트머리의 한반도 남쪽에서는 사정이 다른것 같다.남들도 놀라는 경제발전과 더불어 종교인구가 도리어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정신,심리구조는 분명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부가 작년 9월말에 펴낸 「한국의 종교현황」이라는 책자를 보면 한가지 흥미있는 수치를 찾아 볼 수 있다.92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여러 종교단체들이 제출한 자료집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각종 종교의 신도수는 총 6천6백여만명에 이른다.이것은 우리나라 총 인구수 보다 약 2천2백만명을 넘는 숫자다.
이같은 숫자가 무엇을 말해 주는지는 접어두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종교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수 있을까.
급속한 경제·사회적 변화의 과정에서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이 종교에 의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특히 이들 가운데에는 신흥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예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드시 이들 소외된 사람들만은 아닐 것이다.극심한 경쟁 속에서 나름대로 세속적 성취를 이룬 중간층 이상의 사람들 가운데에도 그 성취 만큼이나 커다랗게 다가오는 정신적 공허를 종교를 통해 극복하려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뿐만이 아닐 것이다.어느 정도 자기것을 갖게된 사람들의 더 큰 몫을 차지하기 위한 이기심이 종교를 찾는 것으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물론 이같은 세속적인 풀이만으로 종교의 세계를 전부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어떻든 다종교적 상황속에서 종교인구가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현상은 특별한 것임에 틀림 없다.
최근 한 종교연구가의 피살 사건을 계기로 종교문제가 새삼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근래의 보도를 보면 종교문제 가운데에도 특히 사이비종교의 문제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종교전문가들이 사이비종교의 특징들을 열거하는가 하면,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이비종교 집단의 위법행위에 대해 전면 수사를 펼칠 것이라고 한다.
사이비종교의 창궐은 우리 사회의 병리적 현상임에 틀림 없다.지금까지 회피해왔던 이 문제를 그야말로 「개혁」의 차원에서 「엄단」하는 작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종교문제가 반드시 사이비 종교만에 국한된 것인가.기성종교에는 문제가 없는 것인가.
사회적 시각에서 보아 우리나라 기성종교에 대해 던지지 않을수 없는 가장 큰 문제는 그 재산적 측면이다.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우선 우리의 전체적인 경제력에 비해 너무나 막대한 재산이 종교단체에 투입되어 있는 것은 아니가.뿐만 아니다.그 엄청난 재산이 과연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일까.너무 많은 재산이 너무 비효율적으로 쓰이거나 묻혀 있는 것은 아닌가.
성직자들의 세금 문제만 해도 그렇다.소득세를 내는 일은 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부담해야 할 기본적 의무다.일부 예외적인 사례가 있다고 들었지만,아직도 대부분의 성직자들은 소득세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과연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일까.
소득세만이 아니라 종교단체에 대해서는 그밖에도 부동산 관련의 조세등 여러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고 한다.법제상 공익법인의 하나로서 종교법인에 대해 특별한 취급이 인정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지만,법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에도 사실상 특혜가 주어지고 있다면 이것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
최근에 국가경쟁력 강화가 강조되면서 상대적으로 사회복지의 측면은 소홀히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종교단체에 들어가는 엄청난 재산의 상당 부분이 사회복지를 위해 쓰인다면 세속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얼마나 보람된 일이 될 것인가.종교단체의 자율적 노력을 기대하기 힘들다면 그 재산문제에 대한 입법적 대응을 강조해야 하지 않겠는가.<한양대교수·법학>
1994-02-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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