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백여 구매조항중 절반만 타결/계약시한 내년 3월로 연기… 독,역전 노려/2개사 가격인하경쟁으로 한국엔 유리
건국이래 최대 역사인 10조7천4백억원 규모의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둘러싸고 아직도 프랑스의 TGV 주관회사인 GEC 알스톰사와 독일의 ICE 주관회사인 지멘스사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20일 정부의 최종 발표에따라 알스톰사가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어으나 경쟁에서 탈락한 지멘스사는 그동안 끈질기게 「경쟁 탈락」에 이의를 제기하고 갖가지 「공세」를 취하면서 자신들이 다시 선택될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멘스사는 최근 우리 정부가 당초 올 연말까지로 정했던 최종 계약을 위한 협상시한을 다시 내년 3월말까지로 연기한다고 발표하자 입찰가격을 10% 인하키로 했다는 소문을 퍼뜨리면서 국면만회를 위한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같은 일이 왜 일어났느냐는 것은 한마디로 간단하다.쉽게 설명하면 고속철도 건설 문제는 우리나라가 고객이고 프랑스의 알스톰사와 독일의 지멘스사는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이다.이들 두 나라 가운데서 우리나라는 프랑스쪽 상품을 구입하기로 「우선」 결정했고 만일 프랑스와의 구체적인 구매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독일의 지멘스사를 상대로 얼마든지 새로운 협상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말하자면 칼자루는 우리나라가 쥐고 있고 프랑스와 독일은 칼날을 잡는 형국이며 프랑스가 독일을 제치고 우선 칼날을 잡을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독일측은 우리와 프랑스의 협상이 깨지고 「2순위」인 자신들이 새로운 협상국으로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프랑스와의 협상이 예상보다 지연되자 지난 17일 프랑스와 독일측에 공문을 보내 최종계약을 위한 협상시한을 내년 3월말까지로 연장한다고 통보했다.이 통보를 받은 독일측은 정세 만회의 기회로 삼기위해 「프랑스와 한국의 협상은 깨질 것」이라며 공세를 취하고 있고 프랑스 언론들은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엄살」을 부리고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상황 전개는 두 회사가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게 돼 유리한 입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프랑스측과 3백여가지의 구체적인 구매조항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미 절반 가까이는 타결된 상황이다.나머지 부분은 양측이 서로 밀고 당기는 타협을 계속하고 있다.협상의 원리는 시간이 급박한 측에서 양보하기 마련이다.
독일측의 집요한 「역전 공세」로 안달이 난 것은 프랑스이다.만일 한국 정부가 생각을 바꿔 협상 대상국을 독일로 하겠다고 결정해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당초 협상시한을 「93년 말」까지라고 발표한 것이 꾀가 모자라는 행동이었다.「빨리」에만 습관들여진 조급함이 쓸데없는 꼬투리를 만든 것이다.전체적인 건설계획에 차질을 주지 않는 한 협상시한을 또다시 연기하면서 프랑스측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고 유리한 조건을 도출해 내는 것이 바로 국익이다.<김만오기자>
건국이래 최대 역사인 10조7천4백억원 규모의 경부고속철도 건설을 둘러싸고 아직도 프랑스의 TGV 주관회사인 GEC 알스톰사와 독일의 ICE 주관회사인 지멘스사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20일 정부의 최종 발표에따라 알스톰사가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선정되어 본격적인 협상을 벌이고 있어으나 경쟁에서 탈락한 지멘스사는 그동안 끈질기게 「경쟁 탈락」에 이의를 제기하고 갖가지 「공세」를 취하면서 자신들이 다시 선택될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멘스사는 최근 우리 정부가 당초 올 연말까지로 정했던 최종 계약을 위한 협상시한을 다시 내년 3월말까지로 연기한다고 발표하자 입찰가격을 10% 인하키로 했다는 소문을 퍼뜨리면서 국면만회를 위한 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같은 일이 왜 일어났느냐는 것은 한마디로 간단하다.쉽게 설명하면 고속철도 건설 문제는 우리나라가 고객이고 프랑스의 알스톰사와 독일의 지멘스사는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이다.이들 두 나라 가운데서 우리나라는 프랑스쪽 상품을 구입하기로 「우선」 결정했고 만일 프랑스와의 구체적인 구매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독일의 지멘스사를 상대로 얼마든지 새로운 협상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말하자면 칼자루는 우리나라가 쥐고 있고 프랑스와 독일은 칼날을 잡는 형국이며 프랑스가 독일을 제치고 우선 칼날을 잡을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독일측은 우리와 프랑스의 협상이 깨지고 「2순위」인 자신들이 새로운 협상국으로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프랑스와의 협상이 예상보다 지연되자 지난 17일 프랑스와 독일측에 공문을 보내 최종계약을 위한 협상시한을 내년 3월말까지로 연장한다고 통보했다.이 통보를 받은 독일측은 정세 만회의 기회로 삼기위해 「프랑스와 한국의 협상은 깨질 것」이라며 공세를 취하고 있고 프랑스 언론들은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엄살」을 부리고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이같은 상황 전개는 두 회사가 「가격인하 경쟁」을 벌이게 돼 유리한 입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프랑스측과 3백여가지의 구체적인 구매조항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미 절반 가까이는 타결된 상황이다.나머지 부분은 양측이 서로 밀고 당기는 타협을 계속하고 있다.협상의 원리는 시간이 급박한 측에서 양보하기 마련이다.
독일측의 집요한 「역전 공세」로 안달이 난 것은 프랑스이다.만일 한국 정부가 생각을 바꿔 협상 대상국을 독일로 하겠다고 결정해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가 당초 협상시한을 「93년 말」까지라고 발표한 것이 꾀가 모자라는 행동이었다.「빨리」에만 습관들여진 조급함이 쓸데없는 꼬투리를 만든 것이다.전체적인 건설계획에 차질을 주지 않는 한 협상시한을 또다시 연기하면서 프랑스측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고 유리한 조건을 도출해 내는 것이 바로 국익이다.<김만오기자>
1993-12-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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