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닥잡혀가는 북핵·수교 일괄타결/남북대화 접점찾기 우리정부의 대응

가닥잡혀가는 북핵·수교 일괄타결/남북대화 접점찾기 우리정부의 대응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3-10-26 00:00
수정 1993-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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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국가승인 등 미와 입장조율 단계/“「북핵」 미·북 3단계회담서 결판” 단호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가늠자 역할을 할 25일의 남북한 실무접촉이 이렇다할 진전을 보지 못하고 끝이 났다.그렇다고 「보따리 대 보따리」를 교환하는 북핵 일괄타결 방식의 가능성이 무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이는 아직 한·미,미·북한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반증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내용·시기에 문제

일괄타결이란 궁극적으로 「미·북 수교를 양해할테니 핵해결문제를 완전 해결하자」는 해법이지만 그 사이엔 짜야할 단계들이 많다.북핵해결의 세 축인 남북간,북·국제원자력기구(IAEA)간,미·북간에는 무수한 현안들이 걸려있다.이것들은 결국 「미·북 수교와 핵문제 해결」이라는 큰 틀 속에 있지만 사안별로 어떤 식으로든 서로 주고받아야 할 문제이다.

예컨대,한·미 양국의 입장은 북한이 남북한 특사교환에 성의를 보이고 IAEA의 임시및 통상사찰을 받으면 내년도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고 미·북한 3단계회담을 열수 있다는 식이다.또 3단계회담에서 문제의 특별사찰 문제를 해결돼 북한이 핵투명성을 확보하고 남북간에 특사교환이 실현되면 우리는 북한을 국가로 승인하고 미·북한회담의 격을 차관급으로 올려 수교등 정치적인 문제를 논의할수 있다는 해결방식이다.경수로지원 문제도 이 정도의 수준에 가야 다룰수 있다는 입장이다.물론 북측이 주장하는 타결방식은 이와 다르다.그것은 내용상의 문제라기보다 시기상의 이견이다.

이처럼 일괄타결 방식에는 우선 정리되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하나는 「보따리」에 담을 내용이며,다른 하나는 그 「보따리」의 교환 시기다.먼저 정부는 일괄타결 방식에 상당히 긍적적이며,「보따리」에 담을 내용도 어느정도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한승주외무장관은 『위험부담이 없는 한 일괄타결 방식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수용 가능성을 강력 시사했다.그렇지만 미국이 결정해야 할 북한에 대한 국가승인,경수로 지원문제등은 여전히 한·미간 조율을 거쳐야 할 사항이다.또 정부내에서도 외무부가 독자적으로 수용여부를 판단할수 없는 국가 정책적 문제다.아직까지 정부의 구체적인 입장 정리가 된 것 같지 않다.한 당국자는 『한·미간은 물론 정부내에서도 현재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말하고 있다.미·북한간도 마찬가지다.설령 북한이 IAEA의 임시 및 통상사찰을 받아들인다 해도 그 수준과 범위를 어떻게 할것이냐가 매듭되어야 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신고된 영변내 두곳에 대한 특별사찰건이다.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두곳 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북측은 자신의 「핵카드」중 최후의 고리인 특별사찰을 쉽게 내놓을수 없는 입장이다.시기상의 문제가 대두되는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매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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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교환을 위한 적절한 시간표가 마련되어야 한다.예를 들면 사찰재개 시기는 언제이고,국가승인은 언제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 등이다.25일 남북 실무접촉의 의견 불일치는 크게보면 시기의 문제이다.팀스피리트훈련 중지를 먼저 하느냐,아니면 특사교환을 먼저하느냐 하는 이해관계가 얽혀 접점을 찾지못한 것이다.정부의 이에대한 방침은확고한 듯하다.오는 11월 3,4일 열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도 팀스피리트훈련 중지 성명 같은 것은 고려하지 않고있는 듯한 입장이다.북한이 사찰을 수용하고,남북한 특사교환 문제에 진전이 있다면 내년도 훈련을 중지할 수도 있다는 수준의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어쨌든 정부는 일괄타결 방식으로 서서히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다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번 기회를 계기로 좀더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 같다.<양승현기자>
1993-10-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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