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여만에 남북대화가 재개된 5일 판문점.
눈이 부시게 짙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키작은 들국화들이 초가을의 정취를 더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회담을 지켜본 기자의 마음은 쾌청한 날씨 만큼 상큼할 수는 없었다.단지 북측이 「핵전쟁연습중지」 등 특사교환의 전제조건을 들고나오는 바람에 회담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회담장에 마주앉자마자 북측 박영수대표가 단군릉 발굴 얘기를 불쑥 끄집어냈다.박대표는 『우리측 고고학자들이 단군뼈를 발견,우리 민족의 역사가 5천년이라는 유구성과 단군이 실제인물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는 등 단군뼈 발굴 자랑에 열을 올렸다.
북측 기자들도 『단군릉 발굴 소식이 남쪽 신문에 보도됐느냐』고 묻는 등 회담장 주변 북측인사들의 관심사는 온통 단군뼈 발견 얘기였다.
북측이 평양근교에서 발굴했다는 단군뼈를 크게 선전하고 있는 것은 평양중심의 건국과정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정권의 역사적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한 속셈으로 분석된다.하지만 진위 확인도 안되는 단군뼈 발견 소식을 애써 부각시키려는 북측의 안간힘은 안쓰럽게 비쳤다.그렇게 해서라도 정통성을 강변해야 할 만큼 국력의 열세를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4년째 마이너스 성장,식량난 등 북측의 딱한 형편에 동정이나 위안을 느낄 만큼 우리측의 처지도 한가롭지만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최근 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이 김대중 전민주당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능력으론 한반도에서 흡수통일방식이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충고」를 했다는 후문이다.
따지고 보면 독일 통일은 동독인들이 서독에의 흡수통합을 열망했던데서 가능했다.물론 서독측의 국력의 우위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체제였던 동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서독의 사회보장제도가 통독의 촉매제였다.
그래서 고르비의 충고는 스쳐버릴 수 없는 메시지다.한동안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비아냥을 들으며 내실을 다지는 일에 소홀히 한 우리에게는….
눈이 부시게 짙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키작은 들국화들이 초가을의 정취를 더해 주고 있었다.
그러나 회담을 지켜본 기자의 마음은 쾌청한 날씨 만큼 상큼할 수는 없었다.단지 북측이 「핵전쟁연습중지」 등 특사교환의 전제조건을 들고나오는 바람에 회담이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회담장에 마주앉자마자 북측 박영수대표가 단군릉 발굴 얘기를 불쑥 끄집어냈다.박대표는 『우리측 고고학자들이 단군뼈를 발견,우리 민족의 역사가 5천년이라는 유구성과 단군이 실제인물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는 등 단군뼈 발굴 자랑에 열을 올렸다.
북측 기자들도 『단군릉 발굴 소식이 남쪽 신문에 보도됐느냐』고 묻는 등 회담장 주변 북측인사들의 관심사는 온통 단군뼈 발견 얘기였다.
북측이 평양근교에서 발굴했다는 단군뼈를 크게 선전하고 있는 것은 평양중심의 건국과정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정권의 역사적 정통성을 내세우기 위한 속셈으로 분석된다.하지만 진위 확인도 안되는 단군뼈 발견 소식을 애써 부각시키려는 북측의 안간힘은 안쓰럽게 비쳤다.그렇게 해서라도 정통성을 강변해야 할 만큼 국력의 열세를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4년째 마이너스 성장,식량난 등 북측의 딱한 형편에 동정이나 위안을 느낄 만큼 우리측의 처지도 한가롭지만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최근 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이 김대중 전민주당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의 능력으론 한반도에서 흡수통일방식이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충고」를 했다는 후문이다.
따지고 보면 독일 통일은 동독인들이 서독에의 흡수통합을 열망했던데서 가능했다.물론 서독측의 국력의 우위 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체제였던 동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서독의 사회보장제도가 통독의 촉매제였다.
그래서 고르비의 충고는 스쳐버릴 수 없는 메시지다.한동안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비아냥을 들으며 내실을 다지는 일에 소홀히 한 우리에게는….
1993-10-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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