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하복의 질서를 중요하게 여기는 공직사회에서 말단공무원과 장·차관이 기탄없는 의견을 나누기란 쉽지 않다.일선 현장에서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달되지 못하고 책임자의 의지가 투영되지 않는 공직사회는 어느 하나의 정책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일선공무원의 애로사항과 건전한 정책건의,그리고 이에대한 정부 부처장관의 견해와 정책방향등 평소 가까이 있으면서도 나누기 어려웠던 대화를 편지를 빌려 들어본다.
◎김효은청장께/순찰차 낡아 기동력 뒤져… 장비보완 급선무/평일 야근당직비 3천원,수당 현실화 절실
청장님 안녕하십니까.
우선 이렇게 지면으로 청장님과 말씀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년 사시사철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사고속에 민생치안을 염려하시느라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저는 서울 마포경찰서 교통관리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진규경장입니다.
저는 지난 89년 경찰에 투신해 교통업무를 담당한지 2년째 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맡아 하는 작은 업무가 시민을 위하는 것이 되고 보다나은 사회를만드는데 보탬이 된다면 하는 생각에서 경찰에 들어왔으며 지금 맡고있는 분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청장님에 비해 얼마 안되는 근무기간임에도 편지를 띄워 제가 맡은 근무분야에 대해 논한다는 것이 외람되게 보일 것같아 망설이기도 했습니다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잘 이해해 주실 것같아 이렇게 용기를 내 펜을 들었습니다.
제가 하고있는 업무는 주로 교통단속분야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일년내내 거리에서 교통순찰업무를 한다는 것은 고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찰에 종사하는 다른 분들인들 고생하지 않는분이 있겠습니까마는 특히 저희 분야는 추우나 더우나 거리에서 생활해야 한다는점에서 애로가 많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하는일이 싫다거나 불평을 하고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우선 말씀드릴 수있는 것은 저희가 타는 순찰차가 기동력이 뒤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나아진 것이긴 하지만 현재 거리를 누비는 많은 승용차들은 배기량도 많고 성능이 경찰순찰차를 능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음주측정시 뺑소니치는 차량을 제대로 못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에서 애로점이 잘 나타납니다.
하루 3백㎞이상으로 보통 택시의 주행거리와 맞먹는 거리를 순찰하다보니 차량이 금방 낡고 노후화 됐으며,이는 기동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 수신호용 플랫이등 장비가 쉽게 고장나는데 비해 수리나 교체가 뒤따르지 못하며 특히 겨울철에는 방한복이나 방한화가 제구실을 못할 때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말씀드릴 것은 저희부서의 운영예산등을 포함,경찰근무자들의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올들어 정부가 긴축예산을 편성,여유있는 부처가 없겠습니다만 특히 저희 경찰의 예산은 그중에서도 더 어렵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예를들어 저희들의 야근당직비의 경우 평일은 3천원이고 일요일은 6천원으로 구청이나 일반행정부의 절반밖에 되지않고 있습니다.
이같이 낮은 보수및 수당은 잘은 몰라도 종종 거론되는 일부 경찰관의 부조리 논란시 매번 지적되는 비리의 원인중에 하나가되고 있다고 봅니다.
반면 최근에는 교통경찰관들의 부조리는 모두 근절됐다고 자부할 수 있음에도 우리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아직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청에서 교통분야를 포함한 경찰의 바뀐 자세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듯 합니다.
두서가 없고 경찰내 지엽적인 일을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만 제가 지적한 자그마한 것들이 해결됐을 때 저희 후배 경찰관들이 맡은 일에 긍지와 보람을 갖고 일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몇자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규경장에게/순찰차량 새달 114대 교체,매식비도 인상/지적사항 업무반영… “큰 노고에 감사와 격려”
어려운 근무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우리 일선경찰관들의 노고와 그 속에서도 의연한 긍지와 보람을 찾는 자랑스런 경찰관상을 김경장의 글에서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밀리는 차량행렬과 한여름의 무더운 아스팔트 위에서도 차량의 안전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김경장의 노고에 격려와 함께 깊은 동지애를 느낍니다.
우리 경찰의 업무는 김경장이 맡고 있는 교통업무를 비롯해방범·수사·보안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근무경찰관 한사람 한사람이 정의로운 마음으로 성실하게 근무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또한 경찰의 모든 조직과 활동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므로 경찰관 모두가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항상 생각하고 연구함으로써 더많은 봉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뜻에서 김경장의 충정을 이해하고 보내준 내용을 검토해 업무에 반영코자 합니다.
우리 경찰이 운용중인 순찰차량은 일반 승용차량의 수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노후화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업무수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을 본인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키 위해 경찰청에서는 예산당국과 협조,순찰차량의 내용년한을 1년 단축시켰고 이에따라 88년식 순찰차량 1백14대를 금년 9월중으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매식비도 일부 인상했고 앞으로 경찰관서 근무현장의 운영비가 현실화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불평없이 묵묵히 책무를 다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들에게 충분한 처우를 해주지 못하는 점을 청장으로서 정말 마음아프게 생각합니다.
근무환경이 다소 어렵다 하더라도 국민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정부의 긴축재정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에 대한 친절과 진정한 봉사를 통해 보람을 얻는 우리 경찰관은 직업에 대한 남다른 긍지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보람과 긍지가 국가와 경찰조직을 유지해온 원동력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길 바라며 김경장의 건승을 빕니다.
◎김효은청장께/순찰차 낡아 기동력 뒤져… 장비보완 급선무/평일 야근당직비 3천원,수당 현실화 절실
청장님 안녕하십니까.
우선 이렇게 지면으로 청장님과 말씀을 나눌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년 사시사철 끊임없이 일어나는 사건사고속에 민생치안을 염려하시느라 얼마나 노고가 많으십니까.
저는 서울 마포경찰서 교통관리계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진규경장입니다.
저는 지난 89년 경찰에 투신해 교통업무를 담당한지 2년째 되고 있습니다.
저는 제가 맡아 하는 작은 업무가 시민을 위하는 것이 되고 보다나은 사회를만드는데 보탬이 된다면 하는 생각에서 경찰에 들어왔으며 지금 맡고있는 분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청장님에 비해 얼마 안되는 근무기간임에도 편지를 띄워 제가 맡은 근무분야에 대해 논한다는 것이 외람되게 보일 것같아 망설이기도 했습니다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잘 이해해 주실 것같아 이렇게 용기를 내 펜을 들었습니다.
제가 하고있는 업무는 주로 교통단속분야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일년내내 거리에서 교통순찰업무를 한다는 것은 고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찰에 종사하는 다른 분들인들 고생하지 않는분이 있겠습니까마는 특히 저희 분야는 추우나 더우나 거리에서 생활해야 한다는점에서 애로가 많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하는일이 싫다거나 불평을 하고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습니다. 우선 말씀드릴 수있는 것은 저희가 타는 순찰차가 기동력이 뒤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나아진 것이긴 하지만 현재 거리를 누비는 많은 승용차들은 배기량도 많고 성능이 경찰순찰차를 능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음주측정시 뺑소니치는 차량을 제대로 못 따라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에서 애로점이 잘 나타납니다.
하루 3백㎞이상으로 보통 택시의 주행거리와 맞먹는 거리를 순찰하다보니 차량이 금방 낡고 노후화 됐으며,이는 기동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또 수신호용 플랫이등 장비가 쉽게 고장나는데 비해 수리나 교체가 뒤따르지 못하며 특히 겨울철에는 방한복이나 방한화가 제구실을 못할 때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말씀드릴 것은 저희부서의 운영예산등을 포함,경찰근무자들의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올들어 정부가 긴축예산을 편성,여유있는 부처가 없겠습니다만 특히 저희 경찰의 예산은 그중에서도 더 어렵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예를들어 저희들의 야근당직비의 경우 평일은 3천원이고 일요일은 6천원으로 구청이나 일반행정부의 절반밖에 되지않고 있습니다.
이같이 낮은 보수및 수당은 잘은 몰라도 종종 거론되는 일부 경찰관의 부조리 논란시 매번 지적되는 비리의 원인중에 하나가되고 있다고 봅니다.
반면 최근에는 교통경찰관들의 부조리는 모두 근절됐다고 자부할 수 있음에도 우리를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아직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청에서 교통분야를 포함한 경찰의 바뀐 자세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할 듯 합니다.
두서가 없고 경찰내 지엽적인 일을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만 제가 지적한 자그마한 것들이 해결됐을 때 저희 후배 경찰관들이 맡은 일에 긍지와 보람을 갖고 일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몇자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진규경장에게/순찰차량 새달 114대 교체,매식비도 인상/지적사항 업무반영… “큰 노고에 감사와 격려”
어려운 근무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우리 일선경찰관들의 노고와 그 속에서도 의연한 긍지와 보람을 찾는 자랑스런 경찰관상을 김경장의 글에서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밀리는 차량행렬과 한여름의 무더운 아스팔트 위에서도 차량의 안전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김경장의 노고에 격려와 함께 깊은 동지애를 느낍니다.
우리 경찰의 업무는 김경장이 맡고 있는 교통업무를 비롯해방범·수사·보안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근무경찰관 한사람 한사람이 정의로운 마음으로 성실하게 근무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또한 경찰의 모든 조직과 활동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것이므로 경찰관 모두가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항상 생각하고 연구함으로써 더많은 봉사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뜻에서 김경장의 충정을 이해하고 보내준 내용을 검토해 업무에 반영코자 합니다.
우리 경찰이 운용중인 순찰차량은 일반 승용차량의 수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노후화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업무수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을 본인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개선키 위해 경찰청에서는 예산당국과 협조,순찰차량의 내용년한을 1년 단축시켰고 이에따라 88년식 순찰차량 1백14대를 금년 9월중으로 바꾸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지난 6월부터 매식비도 일부 인상했고 앞으로 경찰관서 근무현장의 운영비가 현실화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불평없이 묵묵히 책무를 다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들에게 충분한 처우를 해주지 못하는 점을 청장으로서 정말 마음아프게 생각합니다.
근무환경이 다소 어렵다 하더라도 국민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정부의 긴축재정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공직자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들에 대한 친절과 진정한 봉사를 통해 보람을 얻는 우리 경찰관은 직업에 대한 남다른 긍지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보람과 긍지가 국가와 경찰조직을 유지해온 원동력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길 바라며 김경장의 건승을 빕니다.
1993-08-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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