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증후군엔 패기가 특효”/박복수 유공케미칼기술부장(일터에서)

“무기력증후군엔 패기가 특효”/박복수 유공케미칼기술부장(일터에서)

박복수 기자 기자
입력 1993-04-02 00:00
수정 1993-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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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새해 아침의 일이다.딸아이가 오더니 세배 대신 내 볼을 손가락으로 꾹 찍어 맛 보는 시늉을 했다.『에이 아빠도 맛이 가기 시작했어』 철없이 던진 한마디는 내 마음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몸 속 깊숙이 알콜처럼 배어있는 무언가를 여지없이 꼬집어낸 것이다.

「무기력 증후군」,월급쟁이 40대 남자에게 닥쳐오는 난치병에 나라고 예외일 리 없다.무엇 하나 뜻대로 되는 것이 없고 항상 그저 투덜대기만 할 뿐이다.근래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맛갈스럽게 부응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매사에 자신이 없고 주저하는 사이 시간은 쏜살같이 흐르고 마음은 더욱 초조해진다.입사 직후 아주 가깝게 보이던 사장의자는 날이 갈수록 멀어보인다.

게다가 겁도 많아져 무슨 일이든 해 보기도 전에 실패를 걱정한다.그러면서 포기성 변명을 위안으로 삼는다.『이만하면 됐지 뭐,사는게 별거야』

이렇게 「맛이 간 40대 남자」를 「산소 같은 남자」로 고쳐주는 특효약이 최근 우리 회사에서 개발됐다.「슈펙스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인간이 추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에다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반드시 이루고야 말겠다는 패기로 무장하자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나처럼 맛이 간 40대 남자가 앓고 있는 「무기력 증후군」의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냈다.굳건한 패기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세계 일류회사를 만들어 그 곳에서 신바람나게 일하는 세계 일류 월급쟁이가 되자는 취지가 그대로 나에게 적중했다.

이 운동 이후 나는 예전의 신선함을 상당부분 회복할 수 있게 됐다.적극적으로 사고하고,진취적인 행동을 하며,일처리는 빈틈 없이 야무지게 해 보려는 패기가 되살아났다.



이런 패기를 갖고부터는 의식적으로 영화 「보디가드」에 나오는 「캐빈 코스트너」보다 내가 훨씬 상쾌한 남자일지 모른다는 상상을 해 보곤 한다.성공은 달리는 냇물에 살지,썩은 웅덩이 에는 살지 않는다지 않는가.
1993-04-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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