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뿌리살리기“현장진맥”/김 차기대통령­중기대표·근로자와 대화

제조업 뿌리살리기“현장진맥”/김 차기대통령­중기대표·근로자와 대화

입력 1993-01-28 00:00
수정 1993-0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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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 건의… “문제점 파악에 큰 도움 됐다”/“소음 등 불필요한 규제 많아 생산에 차질”/“인력수급 가장 문제… 병역특례 확대 필요”

김영삼차기대통령은 27일 서울 구로구 구로2공단 소재 세진전자를 방문하고 중소기업인들과 점심을 같이하며 우리나라 중소전자업체의 애로사항을 직접 들었다.

김차기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대통령당선후 처음 이루어진것으로,경제활성화를 제1의 목표로 삼고있는 김차기대통령의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애로·건의사항 청취

세진전자·나우정밀·태일정밀·인켈등 국내 유망 중소전자업체의 대표들은 이날 김차기대통령과의 간담회자리에서 ▲중소기업의 투자의욕고취 ▲행정규제의 합리적 조정 ▲임금인상에 대한 표준모델제시등 자신들의 애로및 건의사항을 서슴없이 털어 놓았다.

2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당에서 황인성정책위의장 최창윤비서실장 서상목제2정조실장 이원종부대변인등이 수행했다.

○…김차기대통령은 상오11시 세진전자에 도착,관계자로 부터 전자관련 중소기업의 현황과 이 회사의 상황을 보고받은뒤 곧바로 생산현장을 둘러봤다.

컴퓨터용 키보드 생산라인을 돌아보며 김차기대통령은 연간 매출규모와 실적등에 관심을 표시하는 한편 종업원들에게는 근무연수와 나이등을 물어보며 따뜻하게 격려했다.

이어 김차기대통령은 점심을 겸한 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지금 우리는 경제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이며 이를 위해 경제의 뿌리라 할수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자신의 방문목적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또 『내가 주창하고 있는 작은 정부란 간섭을 적게하는 정부』라고 밝히며 각종규제의 완화를 약속한뒤 『우리는 최소한 6%의 경제성장률을 이루어 안정과 성장이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확보가 시급

중소전자업체 대표들과의 간담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차기대통령=전자산업의 발전은 우리나라 수출의 관건이라 할수있다.세계의 수출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다.전자산업 육성을 위한 의견을말해달라. ▲이상영세진전자대표=6·29선언이후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가 지나치게 과장되어 기업은 배척과 타도의 대상이 됐다.이 때문에 투자마인드가 위축되고 설비투자가 축소했다.기업의 투자의욕 진작을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의무고용 비율 부담

또 각종 행정규제의 합리적이고 점진적인 조정도 요망된다.예를 들어 소방법의 경우 건물내부의 방화구획 규제로 인해 공정배치상 어려움이 많으며 환경법의 경우 대기·소음·진동 등에 관해 불필요한 규제가 너무 많다.실생활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완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함께 장애자의 의무고용·보훈대상등 각종 법정채용의무자의 비율과 준조세비용의 부담이 크다.법정채용의무자의 비율이 지나치면 생산성에 차질을 빚는다.

▲이용운나우정밀대표=인력수급이 가장 힘들다.현재 병역특례자들을 고용하고 있으나 특례자들의 자격이 까다로워 인력문제가 여의치 않다.현재 현역이 병역특례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능사자격이 필요한데 이를 완화해 주었으면 한다.

○연구개발비 지원을

또 연구개발과 관련,정부측이 연구개발비를 많이 출연해주고 기업의 연구개발과 관련된 비용은 손비처리해 주었으면 좋겠다.

▲정강환태일정밀대표=중소제조업체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용보증기관의 중소기업지원을 활성화해야 한다.그리고 중소기업 긴급안정기금의 방출은 최소한 1천억원이 됐으면 한다.

경제력 집중현상에 대한 대책도 강구돼야 할것이다.

▲최석한인켈대표=전자산업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인데 임금과 이자문제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이자문제는 금리인하로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임금인상률은 생산성향상과 매출증대가 수반되지 못하는 상황이다.영국에 현지 법인이 있는데 그곳의 임금이 이쪽보다 약간 저렴하다.임금인상률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정도가 바람직하다.

▲문광주세진전자노조위원장=김차기대통령은 물가를 절대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연초에 버스요금등 대중교통수단의 요금이 올라 걱정스럽다.특히 공공요금은 노동자들의 생계에 직결되는 것이다.물가에 신경을 많이 써달라.

▲김차기대통령=경제 전체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는 자리가 됐다.정부 입장에서 여러가지 잘못이 많다고 생각한다.우리 경제가 살기위해서는 제조업의 경쟁력강화이외에는 길이 없다.

세계는 경제전쟁시대이다.그간의 타성대로 가면 낙오하고 만다.새정부 출범과 함께 새기분으로 다시 출발하자.

땀과 눈물로 이겨내는 용기가 필요하다.최선을 다해야 한다.내가 선두에 서겠지만 국민들도 모두 동참해야 한다.모두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새시대의 희망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도 지적해 주셨지만 중소기업의 발전없이는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그러나 정부의 노력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여러분 스스로의 자생의지이며 지금의 어려움에 대해 용기를 갖고 대처해 나간다면 반드시 그 결실을 거둘것이다.

새정부는 중소기업에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겠다.중소기업은 전체근로자의 60%를,우리나라수출의 45%를 차지하는 경제의 뿌리다.그간의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조직원이면 모두 공동체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공동체가 무너지면 모두가 잘못된다.나는 살아야 하고 너는 죽어도 좋다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정부와 기업인 노동자가 모두 합심단결,신한국창조의 위대한 시대를 만들어 나가자.<김현철기자>
1993-01-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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