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실 윤양」 공직생활 마감 국방부장관비서관 윤혜준씨(인터뷰)

「장관실 윤양」 공직생활 마감 국방부장관비서관 윤혜준씨(인터뷰)

안병준 기자 기자
입력 1992-11-26 00:00
수정 1992-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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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서 30년 근무… 54살 노처녀/장관 15명 모신 여직원들의 “시어머니”/“여성 능력 무궁무진… 일할 기회 많아야”

「장관실 윤양」이 공직생활30년을 마감한다.­국방장관비서관 윤혜준씨.

20대초반에 시작하여 쉰넷의 초로가 될 때까지 국방부건물 2층 한귀퉁이,장관실의 한의자에서만 한평생을 보냈기에 이제 공직을 떠나는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서운한 마음 그지 없지만 큰 잘못 없이 일을 마쳐 하늘에 감사 드릴 뿐입니다』­윤비서관의 두눈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엷은 화장은 그녀의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직사회에서도 사람교체 자리바꿈이 가장 빈번한 직책이 비서관임에도 「장관실 윤양」은 고집스레 한자리만 지켜왔다.때문에 윤비서관의 퇴임은 국방부는 물론 전체 공직사회에 잔잔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윤비서관은 63년 10월 1일부터 장관실에서 일해왔다.이달 30일자로 퇴임하니 정확히 29년1개월을 근무한 셈이다.

그동안 15명의 장관을 모셨다.

김성은 최영희 임충식 정래혁 유재흥 서종철 노재현 주영복 윤성민 이기백 정호용 오자복 이상훈 이종구,그리고 현재의 최세창장관­모두 이나라 군맥의 기라성들이다.

5·16 이후 월남 파병,요도호 납북사건,실미도사건,1·21사태,푸에블로사건,10·26,12·12등등 「큰 일」들을 처리하는 장관들을 지켜 보았다.

그러나 윤비서관은 격동의 순간들에 대한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않는다.입을 열지않는 습성이 몸에 배었다.

그녀는 기자와 만난 한시간 남짓동안 역대장관들의 훌륭한 점만 얘기했을 뿐이다.

그녀는 30년동안 휴가 한번 가지않았다.장관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같은 출장을 떠나면 사무실에서 넉넉한 시간에 글읽는 것이 휴가라고 생각했다.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그녀 또한 마음은 항상 열여섯살 기분으로 산다.아마도 그러한 마음가짐이 스스로 자신의 직책을 천직으로 여기게 만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윤비서관은 역대장관들이 모두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참군인,원만함,엄격함,자애로움,지극한 효성,행정가,성실성,날카로움,투철한 역사관……등등이 그녀가 배운 「장관들의 삶」이다.그들의 좋은점만 새기고 간직했음이리라.

『앞으로 어디서 일을 해도 그런 가르침들을 맘에 새겨 열심히 하겠습니다』

최세창장관의 배려로 공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열흘간의 휴가를 다녀온 그녀는 이제 차분한 마음으로 공직생활30년을 정리하고 있다.

『여성의 능력은 무궁무진합니다.그런데 사회는 여성들에게 선뜻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요.사회는 얼마나 많은 고급여성인력을 사장시키고 있습니까?』

맑은 눈에 이슬방울이 맺혔지만 그녀는 결코 부드럽지만은 않다.국방부 여직원들은 자기들끼리만 모였을 때 아직미혼인 그녀를 두고 「시어머니」라고 불러왔다.

윤비서관은 지난 76년 후배여직원들을 규합,「한마음회」라는 동아리를 만들었다.그것은 소극적인 여성들을 적극적인 여성으로 만들기 위함이었다.

50여명의 회원들은 눈에 띄지않게 봉사활동을 하고있다.고아원,양로원,장애자복지원등이 그들의 활동무대이다.요즈음엔 난지도에 있는 소년촌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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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11-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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