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믿을 신」자가 「사람(인)의 말(언)」로써 이루어져 있는 점이 의미깊다.「사람의 말」에는 믿음이 실려있어야 함을 시사하기 때문이다.입이 뚫렸다 하여 아무 말이나 아무렇게 뱉어 내는 것을 「사람의 말」이라고 하기는 어려워진다.사람다운 품위를 잃은 말이 「사람의 말」이어서도 안되겠지만 더구나 실현도 못할 허언을 「사람의 말」이라 할수도 없다.하건만 사람들은 「사람의 말」로 「믿음」을 심지 못하면서 사는 경우가 적지 않다.왜 그런가.눈앞의 곶감 먹을 욕심 때문이다.
곶감부터 먹고 봐야겠다는 욕망에 눈이 어두워지면서 뒤탈도 생각하지 않는다.아니,않기로 작정한다.「용재총화」(용재총화‥권4)에 있는 홍재추 얘기도 그런 인생의 기미를 말해 주는 일화이다.
그가 아직 현달하지 못했을 때 길을 가다가 비를 만나 굴속으로 들어가 피한다.거기에 열일고여덟쯤 돼보이는 여승이 있었다.그 여승과 정을 통한 그는 아무달 아무날에 자기 집으로 맞아들일 것을 약조하다.믿은 여승은 그가 끝내 안나타나자 병들어 죽는다.홍공이 나중에남방의 절도사가 되어 진영에 있는데 도마뱀이 그의 이불 위를 기어간다.잡아 죽였더니 다음날엔 뱀이 들어온다.죽이고 죽여도 뱀은 연일 기어 들어온다.올 때마다 더 커져서.마침내 그는 구렁이를 함속에 넣고 기르면서 변방을 순회할 때도 짊어지고 다닌다.그러다가 정신이 쇠약해져서 그도 죽는다.
별로 분명하지도 않은 이 얘기를 성용재는 왜 쓰고 있는가.장부가 한번 한 말이 얼마나 무거워야 하는가를 말하고자 하는데에 뜻이 있었던 것 아닐까.옛사람들은 이렇게 기회 있을 때마다 언행일치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스스로 그런 사람이고자 노력했다.가령,저 양광의 생육신 매월당 김시습도 그런 말을 한다.추강 남효온(추강 남효온)에게 쓴 편지에서 『…항상 말과 행실을 조심하여 언행이 어긋나지 않게 일생을 마치려 하니…』하고.그 편지는 술 끊는다는 뜻까지 포함했던 것인데 과연 그뒤로 언행이 일치했던 것인지 어떤지.
엊그제의 외신은 미국 영어교사 전국위원회가 부시 대통령에게 「일구이언최고상」을 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무기확산 종식 약속을 어기고 미국을 중동지역 최대 무기 장사꾼으로 부상시켰다는 것,대통령후보지명 때는 모든 어린이가 자유롭게 공·사립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 했으나 거짓으로 되었다… 등등이 수상 이유.낙선의 상심위에 언행이 일치하지 못했대서 받는 수치스러운 상이다.
갖가지 공약이 귓전을 때리는 우리의 대통령 선거전.개중에는 눈앞의 곶감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듯한 내용도 있다.낙선보다 부끄러운 것은 당선후의 언행불일치로 일구이언상을 받는 일인 것을….<서울신문 논설위원>
곶감부터 먹고 봐야겠다는 욕망에 눈이 어두워지면서 뒤탈도 생각하지 않는다.아니,않기로 작정한다.「용재총화」(용재총화‥권4)에 있는 홍재추 얘기도 그런 인생의 기미를 말해 주는 일화이다.
그가 아직 현달하지 못했을 때 길을 가다가 비를 만나 굴속으로 들어가 피한다.거기에 열일고여덟쯤 돼보이는 여승이 있었다.그 여승과 정을 통한 그는 아무달 아무날에 자기 집으로 맞아들일 것을 약조하다.믿은 여승은 그가 끝내 안나타나자 병들어 죽는다.홍공이 나중에남방의 절도사가 되어 진영에 있는데 도마뱀이 그의 이불 위를 기어간다.잡아 죽였더니 다음날엔 뱀이 들어온다.죽이고 죽여도 뱀은 연일 기어 들어온다.올 때마다 더 커져서.마침내 그는 구렁이를 함속에 넣고 기르면서 변방을 순회할 때도 짊어지고 다닌다.그러다가 정신이 쇠약해져서 그도 죽는다.
별로 분명하지도 않은 이 얘기를 성용재는 왜 쓰고 있는가.장부가 한번 한 말이 얼마나 무거워야 하는가를 말하고자 하는데에 뜻이 있었던 것 아닐까.옛사람들은 이렇게 기회 있을 때마다 언행일치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스스로 그런 사람이고자 노력했다.가령,저 양광의 생육신 매월당 김시습도 그런 말을 한다.추강 남효온(추강 남효온)에게 쓴 편지에서 『…항상 말과 행실을 조심하여 언행이 어긋나지 않게 일생을 마치려 하니…』하고.그 편지는 술 끊는다는 뜻까지 포함했던 것인데 과연 그뒤로 언행이 일치했던 것인지 어떤지.
엊그제의 외신은 미국 영어교사 전국위원회가 부시 대통령에게 「일구이언최고상」을 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무기확산 종식 약속을 어기고 미국을 중동지역 최대 무기 장사꾼으로 부상시켰다는 것,대통령후보지명 때는 모든 어린이가 자유롭게 공·사립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 했으나 거짓으로 되었다… 등등이 수상 이유.낙선의 상심위에 언행이 일치하지 못했대서 받는 수치스러운 상이다.
갖가지 공약이 귓전을 때리는 우리의 대통령 선거전.개중에는 눈앞의 곶감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듯한 내용도 있다.낙선보다 부끄러운 것은 당선후의 언행불일치로 일구이언상을 받는 일인 것을….<서울신문 논설위원>
1992-11-2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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